금융당국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시행한 계좌이동제 3단계가 당초 예상보다 고객들에게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한 달 이상 지켜봐야 제도 시행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뉴스토마토가 서울의 주요 영업점을 돌며 취재한 결과 계좌이동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이 많았다.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을 찾은 한 고객은 "영업점에 와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계좌이동이 오늘부터 시행된다는 것을 들었다"며 "실제 계좌이동이 이득이 있을 지는 더 알아봐야 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한 지점을 방문한 고객의 경우 "계좌이동제 3단계가 오늘 실시되는 것을 알았다면 영업점에 오기 전에 더 좋은 혜택을 찾아봤을 것"이라며 "주거래은행을 옮기기 전에 혜택이 높은 은행을 찾아보겠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다른 고객도 계좌이동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KEB하나은행 한 지점의 경우 "이날 계좌이동을 위해 영업점을 찾은 고객은 없었다"며 "직원이 이와 관련해 설명한 후 실제 계좌를 바꾼 고객만 몇명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 지점에서 오늘 계좌이동제와 관련해 문의한 고객이 3명 정도 있었다"며 "이들 고객에게는 계좌이동시 혜택에 대해 설명하고 계좌이동을 추천했지만 그 외에 관련 문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편의 제고와 은행 간 경쟁 강화를 위해 계좌이동제를 도입했다. 이는 고객이 쉽게 주거래은행 계좌를 옮길 수 있게 함으로써 은행간 경쟁을 촉발시키고 고객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25일 하나은행 계좌이동 시연 행사에서 "(계좌이동 3단계 실시는)국민 입장에서는 더 편리해지고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금융사들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고객 확보를 위해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한 두달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 제도에 대해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추후 은행 지점의 영업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3단계 실시로 은행영업점에서도 계좌이동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행됐던 정책인 만큼 큰 파급력은 없었다"면서도 "지점별로 영업 능력에 따라 계좌이동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한 달 후 혹은 두세달이 지나야 영향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상반기까지 우유값이나 신문 대금처럼 작은 금액을 자동납부하는 경우도 범위에 포함해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자동이체의 대부분을 계좌이동 범주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