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간에 위치하는 기업을 가리키는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상시 근로자수 1000명 이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3년 평균매출 1500억원 이상 4가지 기준 중에 한 가지 이상 충족한 기업을 말한다.
2013년 말 기준 기업 수 3846개로 전체의 0.12%에 불과한 중견기업들은 연간 수출액의 15.7%(876억9000만 달러), 고용인원의 9.7%(116만1000명), 법인세 납부액의 24.0%(8조원)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014년 7월 중견기업연합회가 법정단체로 인가받으며 위상이 올랐지만 법체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분화된 상황에서 중견기업 대상 지원책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공공시장 판로가 막히는 등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한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으로 돌아간 경우도 2009~2013년 사이 328곳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장 출신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기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을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특례를 마련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 등이 중견기업에 포함되지 않도록 중견기업이 될 수 없는 공공기관의 범위를 확대함.
나.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른 기술혁신 촉진 지원사업, 기술혁신 중소기업자에 대한 출연 및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을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에 확대 적용함.
다. 「중소기업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중소기업기술 보호 진단·자문 등의 지원 및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 제도를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에 확대 적용함).
라.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에 따른 산학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 전역 예정자의 중소기업 현장연수 사업 및 중소기업 핵심인력의 장기재직 촉진을 위한 성과보상기금 사업을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에 확대 적용함.
마.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외 판로지원사업을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에 확대 실시함.
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매출채권보험에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의 가입을 허용하여 거래기업의 부도 등으로 인한 매출채권 회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함.
사.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으로 실시하는 기술개발 지원 사업에 일정 규모 이하의 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함.
아. 중견기업 지원 전담기관을 확대하여 다양한 분야별로 효율적인 지원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함.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회부된 해당 법률안은 7차례의 논의를 거쳐 지난 2월 16일 소위를 통과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견기업 진입 3년 이내이고 연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중소기업처럼 정보화 지원 사업을 지원 받을 수 있게 했다. 기술보호 진단 및 자문, 해외기업 기술보호, 기술보호 관제서비스 제공 등의 혜택도 매출액 연 3000억원 미만이면 중소기업처럼 받을 수 있다.
기존 중소기업에게만 지원되어 오던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중진기금)을 중견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중견기업이 기술 개발이나 다른 업종과의 교류지원 시 해당 재원을 활용 가능토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다음은 지난 16일 산자위 소위 논의과정이 기록된 속기록 내용이다.
…* 김종훈 위원 : 그러면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R&D 지원이 전혀 없습니까?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별도 예산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종훈 위원 : 별도 예산으로?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예, 월드클래스 300……
* 김종훈 위원 : 그러면 제외할 수 있는 R&D가 있고 제외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R&D가 있고 계속 중견기업에 가는 R&D가 있고 구분이 됩니까?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예, 기술혁신개발사업은 지금까지 중소기업 전용으로 운영을 하고 있고요, 월드클래스 300은 주로 중견기업하고 중소기업을 같이 포함해서 하고 있습니다.
* 김종훈 위원 : 그러면 그거는 계속하겠다고요?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예.
… * 김종훈 위원 : 그러면 중견기업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개념이 있나요?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지금 프랑스 경제현대화법에 중견기업 개념이 있습니다.
* 김종훈 위원 : 그러니까 아주 널리 보편화된 그런 개념은 아니라는 건가요?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예, 그렇습니다.
* 김종훈 위원 : 우리는 이렇게 나눠서 세분화해야 될 이유가 뭔가요?
* 중소기업청차장 최수규 : 지금 중견기업 같은 경우에는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되면 70개 이상 정도 지원이 제외가 되고요. 그다음에 규제를 받는 게 또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회피하고 그다음에 중견기업으로 올라가게 되면 규제가 늘어나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제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종전에는 산업발전법에 중견기업 정의를 규정해 가지고 지원을 처음에 시작했고요. 그다음에 중소기업청으로 중견기업 기능이 이관되면서 2013년에 중견기업법을 만들어 가지고 거기다 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전하진 위원 :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늘 이런 걸 보면 매출로 중견기업을 나누고 중소기업을 나누고 하는 이런 형태를 지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매일 기업들한테 배를 빌려주고 강을 건너라고 할 거예요, 아니면 다리를 놔 줄 거예요? 같은 돈이면 다리를 놔 줄 수 있게끔 해 보라고 몇 번 내가 지적을 했는데 또 중견기업도 중소기업하고 거의 비슷한 형태의 지원책을 가지고 진행을 하겠다는 건데… 옛날에 제가 그런 말씀도 드렸습니다. 미국, 중국의 FTA, 연방정부 구매조건만 좀 뚫어라, 정부가 그런 것 좀 뚫어 주면 거기 있는 우리나라 모든 중견기업이 거기에 매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그런 쪽에 돈을 좀 투자해서 그런 걸 뚫어 줄 수 있는 게 낫지 3000억, 5000억 이게 지금 큰 의미가 있습니까? 어떻게 평가하고서 이런 기준에 의해서 이걸 지원하겠다는 건지 나는 이해가 잘 안 가요. 그러니까 중소기업은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고 그러지만, 중견기업은 새롭게 지금 특별법이 만들어졌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좀 더 다른 형태의 지원, 배를 빌려주는 게 아니고 다리를 놔서 그 뒤에 오는 중견기업들도 전부 그 다리를 통해서 원활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드는 형태의 지원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굉장히 아쉽네요.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지난해 11월 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회와 중견기업연합회의 간담회에서 강호갑 중견련 회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견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