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증권사들이 베트남 법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베트남 자본시장의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등에 업어 향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4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현지법인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의 법인 출범식을 갖고 영업을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은 신한금융투자가 작년 7월 베트남 현지 남안증권 지분 100%를 인수해 만든 법인으로, 자본금 80억원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최근 연 평균 6%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며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유망 투자자산을 발굴해 한국에 제공하는 등 동남아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 시너지를 발판으로 베트남 고금리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IB) 비즈니스도 개척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의 진출은 이보다 앞섰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 영업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당시 시장점유율 70위권의 현지 증권사(KIS 베트남)를 인수했고 설립 5년 만에 시장 점유율 8위까지 성장했다. NH투자증권은 2009년 베트남 현지증권사를 인수해 우리CBV증권을 설립했다. 현재 영업정지 상태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은 정상가동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며 이르면 연내 영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 법인 강화에 힘을 싣는 것은 폭발적 시장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일찌감치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베트남 자본시장 성장에 발맞춰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그 배경이 됐다. 매년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1억에 가까운 인구, 고용시장에서의 높은 여성참여율(80%), 낮은 인건비 등은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에 꽂힌 요인이다.
베트남의 고용인건비는 중국의 3분의 1 수준으로 국내 대비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생산성이 국내 공장의 80~90%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정적인 외환시장(달러 페깅)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베트남 자본시장의 높은 성장성은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을 이끈 가장 큰 이유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이제 막 개발경제 패러다임에 진입한 베트남은 주식시장 상장 확대와 거래 증가가 기대되고 사실상 채권유통시장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잠재력은 매우 크다"며 "특히 연말 파생상품시장 개설에 따른 높은 수익실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