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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극단적 인명 경시"…GOP총기난사범 사형 확정(종합)
대법관 13명 중 대법원장 등 9명 "사형 정당"
입력 : 2016-02-19 오후 6:56:27
GOP 근무 중 동료 전우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5명을 살해한 임모(24) 병장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9일 살인혐의 등으로 기소된 임 병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임 병장의 범행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문제가 쟁점이었다. 결론적으로 대법관들은 13명 중 양승태 대법원장과 주심인 박상옥 대법관을 포함한 9명이 사형 선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심인 고등군사법원 재판부가 양형조건인 모든 사항을 충분히 심리했는지, 사형 선고가 의문의 여지없이 정당화 될 수 있는지 등 두 가지 요건에서 판단했다.
 
우선 양형조건에 대한 충분한 심리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임 병장과 변호인이 양형의 전제사실과 양형조건에 대해 변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고, 범행 전후 사정에 대해 광범위하고 상세한 증거조사를 통해 양형의 전제사실을 철저히 심리했다고 봤다.
 
또 임 병장에 대한 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에 따른 법정신의학 전문가의 견해를 신중히 검토했고 피해자의 유족들의 진술도 청취하는 등 제반 양형요소를 세심히 고려했다고 인정했다.
 
사형 선고가 의문의 여지없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와 성장과정, 범행 동기와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항이 있다"면서도 "피고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정신감정 결과 임 병장은 특정할 수 없는 인격장애 증상이 있지만 범행 당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으며,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정상범주에 있었다.
 
또 순찰일지에 그려진 그림과 낙서는 소초원들에게 총격을 가할 만큼 극심한 분노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임 병장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특히 범행 과정에서 임 병장이 살해한 사람들은 평소 자신을 무시해왔다는 후임병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과 친하게 지냈던 후임병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임 병장이 소초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많이 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한 다음 지능적이고 냉혹하게 범행을 실행한 점, 피해 소초원들이 만 19세에서 23세의 젊은 나이였던 점, 임 병장이 반성하고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을 국방부와 군대 구조의 잘못으로 인한 희생자로 주장하고 소초원들의 괴롭힘과 따돌림을 범행의 핵심원인으로 돌리고 있는 점,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도 사형 선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봤다. 
 
이에 반해 이상훈·조희대·이기택 대법관은 사형 선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대법관 등은 "피고인은 청소년기 집단 따돌림 경험을 무시나 모욕 또는 멸시를 받았을 때 느끼는 적대감 등이 적절히 표현되지 못한 채 지나치게 억압되어 있다가 격심한 스트레스를 계기로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으로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성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범행도 과거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인격장애의 발로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최전방 소초 투입 전에 이뤄진 심리검사결과 자살 등 사고 발생 위험으로 최전방 소초 근무에 적합하지 않은 A급 관심사병으로 분류되었음에도 인위적인 재검사를 통한 조정으로 B급 관심사병으로 재분류되어 최전방 소초에 투입되었다"며 "급기야 병장으로 제대를 앞두고도 그동안의 집단 따돌림으로 쌓인 억압된 분노와 적대감이 갑자기 공격적 행동으로 폭발적으로 표출되어 예상되었던 우려가 현실화 됐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인격장애로 인해 초래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며 "병영 내에서의 병사들 생활에 대한 관리소홀의 잘못도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만큼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에게 돌려 사형선고를 통해 피고인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김창석 대법관도 "피고인의 범행의 결과가 너무도 중대하다는 점에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감수하면서까지도 막아야 하는 일반국민의 생명 보호나 이에 준하는 매우 중대한 공익에 대한 급박하고도 실질적인 위협이 있는지, 이 같은 중대한 결과 발생을 피고인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마땅히 심리했어야 한다"며 파기환송 의견을 냈다.
 
육군 22사단 소속 임 병장은 최전방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2014년 6월 강원도 고성군 GOP에서 막사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상관 1명을 포함한 전우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군 검찰은 임 병장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고, 임 병장은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군대에 왔고, 이후 복무생활 부적응 상태가 심화돼 저지른 일로 사형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통군사법원과 고등군사법원은 범행이 매우 엄중하고 죄질이 나쁜 한 편, 임 병장의 개인적인 상황이 그렇더라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법무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임 병장에 대한 사형 확정으로 사형집행 대기 중인 우리나라 사형수는 총 61명이 됐다. 정부는 민간 사형수는 법무부에서 군 사형수는 국방부에서 관리 중인데, 19일 현재 민간 사형수는 57명, 군 사형수는 임 병장까지 4명이다.
 
임 병장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문은 대법원이 제공하는 전원합의체 판결문 링크를 통해 판결 원문을 볼 수 있다.
 
양승태(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GOP에서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 병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위해 참석, 판결문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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