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이 깃드는 수덕사로 오르는 길에 꼭 둘러보아야 할 곳이 바로 수덕여관과 바로 옆에 자리한 수덕사 선 미술관이다.
수덕여관. 사진/이강
수덕여관은 고암 이응로(顧菴 李應魯, 1905~1992) 화백이 요양하던 곳이다. 한국전쟁 때 피난처로 머물던 집으로 1959년 프랑스로 건너가기 전까지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충청남도 기념물 제103으로 지정돼 있다. 초가지붕을 이은 여관은 그 모습만으로도 이채로운데, 여관은 정면 5칸, 뒷편으로 각각 6.5칸과 4칸이 ㄷ자형으로 날개를 이룬다. 여관 뒤뜰에는 우리나라 근현대기에서 가장 빼어난 화가 중의 한 사람인 이응로 화백이 새긴 바위그림이 남아있다. 넓적한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는 한글 자모들이 풀어져 서로 엉키면서도 아름답게 풀려 가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군자에서 출발한 이응로 화백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정신과 기법을 빼어나게 접합시켜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개척해 낸 문자추상의 대표적 화가이다. 한편, 이응로 화백이 머물기 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화가 나혜석이 불교에 심취해 묵었다고도 전해진다.
수덕사 선 미술관. 사진/이강
수덕사 선 미술관은 수덕사 일주문 좌측 수덕여관 옆에 자리한다. 불교 최초의 선 미술관인 이곳은 동양과 서양건축 양식을 가미해 단층 규모로 지어져 있다. 국보 49호인 수덕사 대웅전과 닮은 '맛배집' 형식으로 지붕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호를 딴 '고암전시실'과 방장스님의 법호를 딴 '원담전시실'을 갖추고 있으며, 고암 이응노 화백의 작품과 선 서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불자뿐만 아니라 비불교인도 선과 접목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의: 수덕사 041-330-7700, 예산 문화관광 tour.yesan.go.kr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