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2일 금융당국이 은행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투자일임업 진출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업권간 이해를 떠나 국민의 금융상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공동노력에 금융권 합의가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영기 회장(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투자일임업은 금융투자업의 핵심영역이지만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ISA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업계의 반발에도 대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은행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에 대한 논의는 종결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해석이다.

정부는 이날 '은행의 ISA 내 일임계약 허용'과 '증권업의 비대면 일임계약 허용'을 골자로 한 ISA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 은행연합회간 합의에 따른 조치다.
황 회장은 한국형 ISA로 2020년 대략 150조원이 유입될 것이란 추정치도 내놨다.
앞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영국 ISA의 제도 경과 추이를 참조한 결과로 지나친 낙관은 아니라고 했다. 한국형 ISA의 세제혜택이 영국보다 작고 중도인출 제한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1인당 총소득 대비 가입금액은 17.7%로 국내 총인구 5000만명에 대입하면 한국형 ISA 제도도입 첫 해 가입계좌는 800만 계좌다. 계좌당 평균 연 납입금액(600만원)을 추정하고 절반의 제한 규모를 적용하면 초년도 유입액 24조원, 5년 약 150조원으로 내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르면 4월 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대면 일임계약 허용은 증권사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에 비해 대고객 접점은 부족하지만 일단 ISA 제도가 정착되면 증권사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승부는 운용실적이 가를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랩어카운트 등 모델포트폴리오 구성능력과 상황대처 능력을 앞서 보여준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높고 계좌이동제를 통해 운용실적이 나쁜 기관에서 좋은 쪽으로 이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점수 등 영업망에서 절대우위가 있는 은행이 공격적으로 영업할 경우 자금쏠림 우려도 있지만 금투업계가 투자일임에 대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온 만큼 우려는 과도하다는 진단이다. 오히려 은행은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 구성 후 금융위 승인을 받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이미 일임업 라이센스가 있는 증권사는 당장 내달 14일부터 즉시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새로운 고객 접근채널을 확보한 증권업계는 고객과의 접점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넓혀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그는 "채널에 강한 은행과 운용에 강한 증권사간의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손익통산, 분리과세, 순이익과세가 가능한 ISA가 국민재산 늘리기 핵심상품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