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몇 년간 걸쳐 지속한 구조조정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데다 상반기 증시 활황이 작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결과다. 하지만 향후 업계가 지속해서 개선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심 '캐시카우'의 시장 지배력 상실과 함께 실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지난해 기록적인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999년 이후 가장 큰 영업이익을 냈다. 973억원으로 전년보다 18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0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보다 180.7% 더 번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전년 대비 125.6% 증가한 37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활황세를 보인 2007년 이후 8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도 2007년 이후 최대 이익인 3141억원을 벌었고 SK증권도 115.6% 증가한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HMC투자증권은 전년보다 388.2% 늘어난 68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008년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1분기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수익 증대와 2분기 글로벌 증시급등에 따른 주식수익 확대, ELS 조기상환에 따른 수익 일시 인식 등으로 증권업 수익성이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증권업계의 이익감소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시름은 이제부터 시작이란 진단이다. 증권업계의 핵심 캐시카우인 주가연계증권(ELS)과 채권운용부문 수익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수익의존도가 높았던 수수료 마진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H지수 사태에 따른 ELS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고 채권은 더 이상의 금리하락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수료체계가 점차 커미션베이스에서 피베이스로 바뀌면서 기존에 누리던 마진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올해 도입된 레버리지 비율 규제로 증권사 건전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점도 올해 실적을 어둡게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ELS 등 중수익·중위험 금융상품의 판매가 늘어 증권사들의 리스크 노출빈도가 높아진 점은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부담을 키웠다. 증권업계의 올해 영업이익 감소율이 20~3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증권사의 실적개선을 위한 자산관리모델 차별화와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이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는 물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도입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예정된 인수합병(M&A) 딜과 관련 회계법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력강화도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