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일정이 끝나가고 있다. 수험생들에게는 선택의 시간이다.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하지 못해 재수를 미리 결정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한국사 필수, 국어영역 수준별 시험(A/B형) 폐지 등의 변화가 있어 재수를 고민하는 수험생들도 있을 것이다. 앞의 경우 재수를 결정했다면 먼저 자신이 왜 대학에 떨어졌는지 객관적으로 파악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부족한 것에 대한 인정이 바로 공부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는 이 소장과 함께 재수생들이 어떻게 과목별로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수능 대비를 해야 할지 알아봤다.
이 소장에 따르면 재수 성공의 길은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데서 시작된다. 따라서 재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학습 상태와 문제 접근 태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먼저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왔는지 생각해보자. '문장은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는 개념은 없었는지', '어휘력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어려운 독서 지문에서 왜 평정심을 잃었는지', '기출문제는 제대로 분석했는지'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예를 들어 기출문제를 분석했다면 국어영역 총 45문제가 16페이지 지면에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설명을 못 한다면 제대로 기출문제를 분석한 게 아니다. 기출문제를 본다는 것은 문제만 푸는 게 아니라 분석을 통해 평가원 수능 국어의 특징을 이해하고 접근법을 체계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국어영역 공부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국어는 화법, 작문, 문법, 분야별 독서, 현대시, 고전시가, 현대소설, 고전 산문고전산문, 극수필 등 분야별로 기출문제를 분석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개념을 정리하고 출제방식을 파악해야 한다. 공부 내용이 다양하고 많은 만큼 짧은 시간에 실력을 완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까지의 공부 계획과 이행 여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약점, 해결방안 등을 기록해 자신의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탐구 학습이 필요하다고 국어 학습에 소홀해지거나 영어 성적이 떨어졌다고 국어 학습 시간을 줄이지 않도록 기록을 통해 학습의 목적과 체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수생들은 자신이 비록 재수하게 됐지만, 수학영역의 공부 방식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형화된 문항에서는 그것이 사실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비정형화된 문항에서는 '장님 문고리 잡듯' 풀다가 기분대로 평가하는, 무책임한 학생이 의외로 많다. 재수생이든 재학생이든 최상위권이라고 해 봤자 정형화된 문항, 즉 학교 내신이나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최상위권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수학은 문제 해결의 핵심 아이디어를 외우는 것만으로는 시험장에서 비정형화된 문항은 물론, 정형화된 문항에서조차 유형이 기억나지 않거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한편, 수학은 풀이의 핵심아이디어를 주입식으로 문항 옆에 적어 놓는 것을 수학 문제를 되돌아보는 거라고 잘못 교육된 경우가 많다. 이런 잘못된 풍조는 소위 '유형으로 수학 정복'을 하겠다는 잘못된 슬로건을 건 수학참고서들의 영향이 크다.
더 나아가서는 최상위권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유형 암기 교육을 하는 대형 강의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문항을 제대로 되돌아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문항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문항에 대한 보편적인 태도에서 그 문제 해결의 핵심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과정을 본다는 것이다. 수학에서 기록해야 할 것은 오직 그것이며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
올해 수능영어에서 빈칸 문제만 3문제를 틀려 2등급을 받은 재수생의 경우 빈칸 유형을 잘 풀 수 있는 능력만 키운다면 성공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재수는 고등학교 4학년이 아니고 고등학교 3년간의 학습을 보완하는 기간도 아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극히 당연히 암기했던 사실도 의심하고 판단해서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고3 내내 영어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다가 수능만 망치고 재수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런 학생들은 이유를 자신의 실력 외적인 곳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어는 다른 과목보다 실수 가능성이 가장 적은 과목이다. 단어의 의미를 잘못 이해했다고 해도 글 속의 다른 표현들을 통해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 철자나 발음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꾸준히 단어를 암기했는지', '정확한 문장해석 연습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수능을 앞두고 문제 풀이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 것은 아닌지', '9월 평가원 이후 영어 과목을 등한시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영어는 문제를 풀 때 확실하게 이해하고 푼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는 표시를 해둬야 한다. 문제를 풀고 나서 다시 본문을 읽으며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과 표현도 따로 표시를 해둬야 한다. 표시해 둔 지문은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한국사는 문제가 쉽게 출제된다고 하나 내용이 방대하다. 즉 많은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한국사 내용은 국어와 사탐 영역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한국사를 제대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또는 개념서를 흐름식으로 정독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이 중요한 사건과 의의만 간단하게 정리하는데 이것은 전체 범위를 바탕으로 출제되고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출제되는 수능 한국사에 바른 공부습관이 아니다. 모든 사건은 원인과 전개과정,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결과가 새로운 사건의 원인이 된다. 또 많은 수험생이 한국사의 중요한 핵심 요약정리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유추하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때문에 사료, 지도, 유물, 유적 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학습 습관이 필요하다.
한국사는 교재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백과사전식 개념서로 정리해야 한다. 어떤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개념서를 보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하게 정리해야 한다.
매달 모의고사를 통한 오답 정리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올해 수능 한국사 모의고사는 공통 필수와 내용 변화가 이뤄진 첫해 모의고사이므로 시험지를 파일로 만들어 정리해야 한다. 오답은 반드시 정리해야 하며 기본 개념서를 점검해 본인의 약점이 어디인지 개념서만 보고도 알 수 있도록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에서 열린 하이퍼학원 ‘2017 최상위권 재수성공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이종서 강남하이퍼학원장으로부터 재수성 공의 키워드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