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A사의 경우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로 인해 현재 운용 중인 100여개에 달하는 펀드별로 각각 거래 및 결제를 해야 한다. 명목계좌를 이용해 통합주문을 내는 경우에도 매매 다음날까지 펀드별 거래내역을 분할해 통지해야 하는 등 업무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통합계좌를 도입하는 등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에 대한 개선에 나선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편사항을 수용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MSCI 선진지수 진입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이 29일 서울 중구 금융위 기자실에서 열린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관련 브리핑에서 추진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외국인 통합계좌(omnibus account)를 도입한다고 31일 밝혔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또는 증권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통합해 처리(주문·결제)할 목적으로 개설한 계좌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자격을 갖춘 글로벌 자산운용사·증권사가 금융감독원에 투자등록을 하고 최종투자자의 주문 및 결제를 대행하게 된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국내외 투자환경과 거래관행 등의 변화에 맞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며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되면서 과거와 같이 외국인 투자등록을 경직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면 사전에 인적사항을 금융감독원에 등록하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또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입장에서는 투자등록 단위인 펀드별로 매매거래 및 결제를 수행하면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고, 높은 처리비용까지 부담해야 했다.
앞으로는 통합계좌 명의자는 국내 증권회사에 개설한 통합계좌를 통해 일괄적으로 매매주문을 하고 결제도 통합계좌에서 이뤄지게 된다. 단, 외국인 과세문제와 투자현황 모니터링을 위해 최종투자자는 외국인 투자등록증을 사전에 발급받은 외국인에 한정된다.
자료/금융위원회
김 국장은 “통합계좌 도입으로 계좌관리 부담이 대폭 축소되고 주문, 결제 등도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처리 돼 거래비용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며 “절차는 간소화되지만 결제 직후 사후보고를 받아 외국인 자금 모니터링은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4월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전산 시스템을 개편한 뒤 5월 외국인 통합계좌를 시범 운영해 내년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으로 국내 증시의 MSCI 편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MSCI 선진지수 편입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편입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검토대상에서도 제외됐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선진지수 편입을 재추진하고 있으며, MSCI측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ID제도의 경직성과 원화 환전성 제한 등에 대해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MSCI 사안으로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을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한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겠다”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의 클라이언트(고객)이므로 이들의 목소리를 소홀히 할 수 없으며, 향후 MSCI 선진지수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