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한 보고서로 관심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증권사 연구원으로서 일시적인 관심보다 향후 관련 종목의 흐름을 읽고 정확한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분석하고 예상한 내용이 실제 주가흐름과 일치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사진)은 건설과 그룹 지배구조 분야에 있어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증권가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안에 대해 5~6개월 전에 이미 보고서를 통해 예측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 사진/교보증권
백 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가 화제가 되고 관심을 받으면서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연구원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 연구원은 13년전인 2003년 증권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뉴스에서 봤던 올해의 신랑감 1위로 증권맨이 선정됐다는 내용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난다”면서 “막상 이 업계에 와보니 증권맨의 위상도 많이 바뀌었고 지금 현실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5일 ‘제일모직, 더 빠지면 사야 한다. 강하게’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예견했다. 실제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해 5월26일 합병계획을 발표했고 7월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가결됐다.
백 연구원은 “당시 타 증권사 연구원들도 합병 가능성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을 언급한 자체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합병시점을 2년 안에는 힘들 것이라고 보는 전망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백 연구원은 6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공가능성이 높다’, 11월 ‘지배구조 다시 보기’ 등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보고서를 계속 발간하면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는 “대기업이 그룹 순환출자를 어떻게 해소할 지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들을 생각하고 해당 기업 입장에서 장단점을 분석했다”며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이 정말 어려웠다”고 당시의 심경을 표현했다.
백 연구원은 그룹 지배구조 리포트와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업계보다는 언론에서의 주목이 더욱 크다고 느꼈다”며 “하루에 전화가 100통 이상 온 적도 몇 번 있었는데, 그때는 제 업무는 물론 부서 전체의 업무까지도 마비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화가 폭주하던 시기에 백 연구원이 자리를 비우면 타 직원들이 그의 자리에 있는 전화기를 내려놓을 정도 였다.
백 연구원이 작성한 지배구조 다시보기 보고서 일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백 연구원은 건설 부문 보고서도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그는 건설 분야의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올해 업황은 지난 2007년 이전의 부동산 호황기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며, 공급과잉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형 건설사를 보면 향후 2년 정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백 연구원은 같은 수주산업으로 분류되는 건설과 조선 업종을 예로 들면서 두 업종 간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가 수주, 미청구 공사, 빅 배스(Big Bath)의 사이클로 인해 수주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건설은 이미 2012년부터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에 이제 어려운 시기에서 벗어나는 단계지만 조선 업종은 지난해부터 시작되면서 두 업종 간에 전망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종목의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목표주가의 구체적인 숫자까지 맞출 때 연구원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며 “보다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