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임설희(34·경기도 용인)씨는 최근 자녀들의 방을 직접 리모델링 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방문해 조립식 가구와 벽지, 소품류를 구입했다. 남편이 출근한 사이 직접 가구를 조립하고 벽지를 붙이며 자녀의 방을 직접 꾸몄다. 셀프 리모델링을 위해 마트에서 지출한 비용만 약 200만원에 달했다.
주부 정순이(57·경기도 부천)씨도 얼마전 아들의 결혼으로 방을 비우게 되자 집안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벽돌모양의 폼블록과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해 직접 거실과 방에 부착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집안 인테리어를 직접 시공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집안 벽지를 새로 바르고 벽에 못질을 하는 등 직접 집안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이른바 '홈퍼니싱' 열풍이 불면서 조립형 가구와 벽지,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과 종편채널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집을 새롭게 꾸며주는 방송이 속속 전파를 타면서 셀프 인테리어를 돕는 홈퍼니싱 관련 제품의 판매가 부쩍 증가세를 띄고 있다. 업계는 홈퍼니싱의 시장규모가 2018년 13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옥션의 최근 한달(12월20일~1월19일)간 리폼타일·시트지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3% 늘었다. 반제품·조립가구의 판매도 63%, 조명등은 46% 증가했다. 직접 간단한 시공까지 나서는 소비자도 늘면서 페인트·스프레이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118% 상승했고, 손잡이·발통 등 가구 부속품은 50%, 공구·드릴도 17%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한해 동안 주방·식기, 디퓨저, 욕실용품 등 홈퍼니싱 상품군의 매출은 전년대비 20% 이상 신장했으며, 전체 생활가전 부문에서 홈퍼니싱이 차지하는 매출 구성비도 역시 5% 이상 증가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이달들어 커튼·블라인드 관련 매출이 전월대비 10.1%나 급증했다.
홈퍼니싱 열풍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같은 제품군의 주 구매층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이다.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페인트·스프레이와 리폼타일·시트지의 여성 구매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0%, 78%로 남·녀 전체 신장률 118%, 53%를 크게 웃돌았다.
또 제품 특성상 한번에 구매할 품목이 많아 객단가도 점차 증가세를 띄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하다. 한번에 고가 혹은 다량의 제품을 구입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운 것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욕실·침실용품이 5.3%, 주방용품은 3.9%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가족 구성 규모가 축소되면서 집이 자신만의 개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 맞춰 집을 꾸밀 수 있는 수납용품과 인테리어 소품 등 홈퍼니싱 상품의 매출과 객단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광명 이케아 매장을 찾은 주부들이 직원에게 어린이 방에 비치할 홈퍼니싱 제품에 대해 상담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