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협회들의 고위직 인사에 관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 전무(옛 부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다시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사를 앞둔 생·손보협회 등 다른 협회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 사진/뉴시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임 민성기 전무가 이달 신설된 한국신용정보원 원장자리로 옮기면서 공석 상태인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자리에 지난 11일 퇴임한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내달 초 은행연합회 전무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행시 26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조세개혁실무기획단 총괄반장,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 국무조정실 조세심판원 상임 심판관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조세심판원장을 지내다가 지난 11일 명예퇴직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전 원장이 은행연합회 2인자 자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한동안 사라졌던 퇴직 관료의 낙하산 관행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4년 '관피아 방지법'을 마련해 관료 출신이 민간 기업이나 협회로 이직하는 걸 엄격히 제한했다. 금융위원회도 금융업권에 만연한 관피아 관행을 막기 위한 규정을 마련했다.
금융당국 퇴직자들이 주로 갔던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6개 협회 부회장직을 없앤 것이다. 대신 전무직을 신설해 협회 내부 출신을 선임하도록 권고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작년 초 부회장직이 없어지고 민간 출신 전무가 선임된 이후 1년도 채 안돼 관료 인사가 내려오는 것"이라며 "은행권 업무가 전무한 퇴직 관료가 내정된 게 사실이라면 낙하산 인사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보협회와 생보협회는 각각 지난해 1월과 지난해 9월 부회장직을 없애고 전무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도 전무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협회들도 향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이들 금융협회에 대해 방만경영을 지적한 것도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기선잡기라는 시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