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 신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가 '이슬람금융'이다. 이슬람금융은 최근 10년간 두자릿 수 이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방국가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카타르이슬람은행(QIB)과 미화 1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거래를 실행했다.
국내은행 최초로 이슬람 금융기법을 활용한 이번 자금거래는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이 무라바하 구조를 통해 이슬람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만기시 원금과 약정수익을 받는 구조다.
무라바하는 실물자산을 매개로 하는 이슬람 금융거래 방식 중 하나다. 이슬람은 금융기관간 거래시 이자지급을 금지하는 샤리아 율법이 적용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이슬람금융 거래규모를 5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지점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또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트라타마 내셔널뱅크(CNB)를 인수하고 신한인도네시아은행(가칭)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은행이 이슬람금융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자료에 따르면 이슬람금융은 최근 10년간 매년 10~15% 성장했다. 규모도 지난 2014년 말 기준 2조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언스트앤영은 2018년까지 이슬람 금융시장이 3조4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슬람금융은 실물자산을 담보로 발행되기 때문에 투자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수익률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 비해 높다. 신용등급은 신흥국보다 높아 투자리스크가 낮은 반면 금리는 우리나라보다 높다.
37년간 지속되던 서방과 유엔의 이란 제재도 지난 16일 해제됐다. 이란은 이슬람금융에서 4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국가다.
다만, 현지 정세불안과 저유가는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최근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 테러가 발생하는 등 이슬람국가(IS)로 인한 중동의 정세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29.42 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2003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슬람금융의 대부분의 국가가 석유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유가하락은 현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유가가 하락하자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발행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발행된 채권(수쿠크) 총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슬람금융의 경우 영국 HSBC나 프랑스 BNP파리바 등 일부 유럽은행들만 진출해있는 만큼 국내은행이 진출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는 현지 법률 정비가 전혀 안돼 있고 현지에서 운영중인 점포가 없으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리스크 운영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은행이 새먹거리 창출을 위해 '이슬람금융'을 주목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외교안보 고위대표(왼쪽)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서방의 이란제재 해제와 관련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