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가 ‘혁신’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과 개인을 잇는 소통 창구로 시작한 소셜미디어는 현재 기업들의 상품 홍보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채널로도 활발하게 이용된다. 그러나 마케팅 수단을 넘어 소셜미디어를 혁신의 기반으로 삼은 기업들이 있다.
홍원균
KT(030200)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소통 채널을 넘어 혁신의 도구로 진화하는 소셜미디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자 ‘T모바일’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를 그 예로 들었다.
홍 연구원은 “이들이 약진한 배경으로 서비스와 제품 혁신이 가장 많이 언급되지만 타 사업자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또 다른 혁신’은 소셜미디어”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의 86%가 자사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41%가 소셜미디어 예산을 확대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모바일의 약진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언캐리어(Uncarrier)’ 전략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소셜미디어 전담조직인 ‘T포스(T-Force)’를 통해 더욱 유효할 수 있었다.
T모바일은 지난 2013년부터 경쟁사와 다른 파격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언캐리어 전략을 추진하며 ‘약정 폐지’, ‘요금제 단순화’,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 등을 내놨다. 젊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함께 이슈 메이킹·확산에 주력하자 2030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 언캐리어 관련 멘션과 VoC(Voice of Customer)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T모바일의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언캐리어 출시 이전보다 58.8% 증가한 약 510만명으로 늘면서 자연히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T모바일은 이에 T포스를 신설하고, 전파력이 높은 2030 고객의 VoC를 소셜미디어 채널로 유도하기 위해 모바일 앱 ‘마이 어카운트(My Account)’와 웹 커뮤니티 ‘T모바일 서포트’를 집중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T모바일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845%, VoC 해결율은 12% 증가했고, 고객 대기시간은 3분, 전체 상담시간은 1분 감소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VoC 해결 과정에서 T포스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언캐리어 전략을 수립하는 등 상품 혁신의 토대도 마련했다.
즉 T모바일은 젊은 세대가 느끼는 통신 서비스의 불편함을 파악해 새로운 전략을 발굴하고, 이를 이슈 메이킹해 소셜미디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을 통해 2030 세대에게 언캐리어 전략을 확산시키고 있다.
T모바일의 존 레저(John Legere) CEO. 사진/AP·뉴시스
샤오미 역시 ‘미 팬(Mi Fan)’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 기반의 팬덤 문화가 핵심적인 성공 전략으로 꼽힌다. 샤오미 열성팬을 지칭하는 Mi Fan의 규모는 7000만명 수준이다. 이들은 단순한 열혈 구매자를 넘어 제품의 연구개발, 마케팅, 홍보 등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샤오미는 소셜미디어 시스템을 차용한 포럼 사이트 ‘미 포럼(Mi Forum)’을 구축해 공개적으로 고객의 조언들을 수용하고 있다. 나아가 해당 내용들은 샤오미의 주력 플랫폼인 미유아이(MIUI) 개선에 즉각 반영되며 ‘오렌지 프라이데이(Orange Friday)’로 명명된 매주 금요일마다 업데이트 버전이 출시된다.
샤오미도 소셜미디어 채널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 100명 규모의 별도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 샤오미에게 소셜미디어는 팬들과의 소통 채널일 뿐 아니라 비용 최적화를 통해 비즈니스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주문생산 방식과 소셜미디어를 융합한 새로운 제품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유통비도 절감했다. 소셜미디어의 대중 반응을 분석해 생산량을 예측하고 예약 판매일 이후 7일 동안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부품과 단말에 대한 재고 부담을 낮췄다. 샤오미 ‘저가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홍 연구원은 “두 기업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의 소리 흡수, 이에 기반한 혁신 제품·서비스 출시, 전체 고객의 충성도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며 “소셜미디어가 비즈니스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고객들과의 관계 형성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전사적 관심과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