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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우리 아이 첫 입학, 무리한 선행학습은 ‘독’
“공부는 신나는 것”…열린 마음 갖게 해야
입력 : 2016-01-12 오전 6:00:00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자녀의 부모는 걱정이 산더미다. ‘아이가 적응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등 갖은 걱정에 불안하다. 특히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교과 공부다. 선행학습은 어느 정도 준비해서 학교에 보내야 할지 부모들은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하다. ‘첫 아이 초등학교 보내기’ 책의 저자이자 서울관악초등학교 교사인 방민희씨는 “약간의 선행학습은 학교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경고했다.
 
또 “입학 전 미리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기 보다는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신경써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열린 마음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서 아동들 대부분은 과목별로 약간씩 선행학습을 하고 입학을 한다. 입학 초기부터 글씨를 읽고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한글을 익숙하게 준비한다면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선행학습은 금물이다. 예를들어 학교에서는 3월 말에서 4월이 돼야 1부터 50까지 숫자 세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복잡한 연산도 척척 잘하는 아이는 이런 쉬운 내용의 수업을 40분 내내 집중하기 어렵다. 수업이 지루하면 학교는 재미없고 시시한 곳이 돼 버린다.
 
또 수업자세가 불량해지면 교사로부터 자꾸 훈계를 듣게 돼 ‘나는 모범생이 아니고 선생님께 혼나는 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결국은 선생님과의 관계가 힘들어지고, 수업태도 개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입학 전에는 완벽한 교과학습 보다는 ‘학교’는시시한 곳이 아니라 ‘앎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선행학습을 할 경우에도 한 학기 분량을 넘지 않을 정도로만 준비해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어느 정도 준비해서 가면 좋을까. 한글을 완벽하게 마스터 할필요는 없지만 겹받침을 제외하고, ‘받침 없는글자와 홑받침 글자의 읽고 쓰기’ 정도를 익히고 입학한다면 수업이 한결 수월하다. 물론 입학하고 바로는 ㄱ, ㄴ, ㄷ을 읽고 쓰는 것부터 한글 공부를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아동들이 한글을 미리 익히고 입학하기 때문에 자음, 모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국어교과 대비를 위해서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골고루 신경써두는 것이 좋다. 말하기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과 ‘말하는 자세’에 대한 연습이 좋다. ‘말하는 방법’으로는 ‘저는 ~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입니다’처럼 생각을 밝히는 문장을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면 효과적이다.
 
‘말하는 자세’는 듣는 사람을 똑바로바라보고 알맞은 성량으로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학생들이 ‘일대 다’의 ‘발표’를 어려워하므로 가정에서 발표의 상황을 상정해 시선과 성량을 미리 연습하면 좋다. 말하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듣기다. 이는경청을 바탕으로 해 독해를 해야 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생각만큼 쉽지 않다. 평소 부모들도 자녀들과 대화를 할 때에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눈의고정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집중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중이 바탕이 되어야 상대가 이야기하는 ‘중심내용의 파악’, 혹은 ‘중요 정보의 습득’이 가능하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받아쓰기다. 1학년의 경우 받아쓰기 이외에는 공식적인 지필평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받아쓰기가 공식적인 학생평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국어실력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받아쓰기에서 자주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학생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는 것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것에 도움이 된다. 받아쓰기는 해당 단원을 학습한 이후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시되는데, 요즘은 많은 학교에서 한 학기분의 ‘받아쓰기 급수표’(혹은 받아쓰기표)을미리 제시해주고 그 안에서만 받아쓰기를 평가하기 때문에 받아쓰기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학 전, 받아쓰기를 위한가장 좋은 준비는 독서다. 수학도 문제다. 입학 전부터 도대체 어디까지 선행학습을 시켜줘야 하는지 학교 등에 문의하는 부모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수학에서 중요한 것은 선행이 아니라 개념 이해와 체계화다. 특히 초등 저학년에서는 ‘구체물의 조작을 바탕으로 한 개념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4월부터 공부하는 수학책의 첫 두 단원이 고작 9까지의 수를 다루고 있다. 단원 구성으로 보자면 약 3주가량의 긴 시간을 9까지 공부하는 데에 할애한다는 뜻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 중에 9까지의 숫자를 모르는 학생은 극히 드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처럼 긴 시간을 들여 수업하는 까닭은 수의 기초 개념이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잘 읽고 쓰고, 덧셈 뺄셈을 기계적으로 잘하던 학생들이 초등학교 중학년쯤부터 갑자기 수학을 어려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수의 개념, 연산에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풀이 방법만을 암기해 문제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만났을 때에는 해결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다가 점점 수학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숫자를 제법 잘 안다고 해서 계속 선행학습에만 치중하면 나중에 큰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입학 전에도 후에도 항상 부모들은 자녀가 기초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숫자를 순서대로 잘 읽고 쓰더라도 아동이 해당 수의 양적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른 수와 비교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한다. 가정에서는 간단하게 바둑돌을 늘어놓고 확인해도 좋다. 하나 더 많은 것(1 큰 수), 하나 더 적은 것(1 작은 수)부터 시작해서 두 수의 크기를 자유롭게 비교하는 지를 확인해줘야 한다. 이것이 자유롭게 된 다음에 바둑돌로 ‘10의 가르기와 모으기’를 연습하고 그 이후에 ‘10미만인 수의 덧셈과 뺄셈’을 익힐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학에서 수와 연산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수와 연산이 전부는 아니다. 현 교육과정에서 수학은 다섯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 영역들을 골고루 잘해야 ‘높은 점수’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수학의 다섯 영역은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규칙성과 문제 해결’이다. 물론 1학년 교과서는 연산의 비중이 높지만 연산만을 과하게 선행 학습한 아동들은 입학 후 생각보다 쉬운 내용에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계적인 연산 연습을 과하게 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난해 3월2일 오전 대전 서구 탄방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 참여하기 위해 신입생들이 강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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