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이 강도 높은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중국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급과잉 등으로 4년 연속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향후 100주(약 2년) 동안 기술혁신을 통해 집중적인 원가절감을 시행하는 '서바이벌 100(survival 100)'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실적 부진과 노사관계 악화로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에서 긴급 구원투수로 등판한 임종훈 신임 사장은 앞으로 2년을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이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변동비 부문에서 '새는' 비용을 대폭 줄여 생산성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협회비 절감을 위해 한국석유화학협회를 한시적으로 탈퇴키로 결정한 것도 이런 자구책의 일환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이를 위해 울산·대산공장의 기술진들이 지난 7일과 8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에 모여 워크샵을 갖고 기술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진행해 온 원가절감 노력의 차원을 뛰어넘는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한화종합화학은 주력인 PTA의 공급과잉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4년 누적 적자가 8000억원대에 이를 만큼 상황이 악화되자, 일각에서는 정부 구조조정 대상으로까지 거론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12년, 한 해에만 총 1200만톤 규모의 PTA 설비 증설에 뛰어들면서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등의 PTA 업체까지 극심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다만 한화종합화학을 비롯해 PTA 사업을 영위하는 삼남석유화학, 태광, 롯데케미칼, 효성 등은 은행 차입금 규모가 낮은 등 재무 안정성이 높은 편으로, 정부가 채권은행을 통해 구조조정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가 자율로 PTA 사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화종합화학은 장치산업 특성상 자율적 합병보다는 각 사별 경쟁력 등에 따라 설비 가동 중단이나 폐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화종합화학의 노조 파업과 이로 인한 직장폐쇄는 지난해 11월 초 마무리됐지만, 아직까지 울산공장(130만톤)의 생산시설 일부는 재가동되지 않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