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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증보험 출범 130일…해운업계 "실질적 효과는 아직"
판매 실적 '1'…가입기준 까다로워 선사들 관심 적은 탓
입력 : 2016-01-06 오후 4:23:29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한국해양보증보험이 공식 출범한 지 134일이 지났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해운업계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입기준이 까다롭고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제한적이어서 당초 예상만큼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박 발주보다는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는데 급급한 현재 상황이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지난해 8월26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설립 기념식을 개최하고, 공식 출범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민간 선사들의 출자로 지난해 연말까지 자본금 1250억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총 5500억원 규모로 자본금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는 국적 선사들이 선박을 매입할 때 후순위 투자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계획대로 5500억원의 자본금이 조성될 경우 향후 20년간 총 744척(선가 44조7000억원, 연평균 2조2000억원 규모)의 선박 확보를 지원해, 해운 경쟁력 제고와 조선 및 조선기자재 산업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당초 취지와 달리 해운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연비 효율이 좋은 초대형 선박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박 발주는 꿈도 꾸지 못할 일 이라고 반박한다. 그 자금을 선사들의 이자부담을 완화하는 데 사용하는 편이 옳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에 따르면 국적 원양선사의 신조선 발주는 2008년 이후 거의 중단된 상태다. 특히, 정부가 집중 지원하려고 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친환경 고효율 선박 발주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이 설립 초기인 탓도 있지만 판매 상품이 1개인 상황에서 가입 문턱도 높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가입을 위해서는 일정 기준의 신용등급을 만족해야 하는데 부채비율이 높은 업종 특성 상 다른 업종에 비해 좋은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장기간 침체를 겪어온 선사들로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보험에 가입한 선사는 단 한 곳에 그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지난해 종료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개선해 연장하는 방안이 업계 생존에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 추정 올해 해운업계의 회사채 만기 도래 금액은 약 67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상환 비중은 기존 20%에서 10%로, 금리는 10~12%에서 4~5% 정도로 낮춰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 중소선사 유동성 지원을 위한 P-CBO 발행요건 완화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책금융의 역차별 문제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책금융은 수출금융 명목으로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는 외국선사가 대부분 이용하고 있다"며 "국적 선사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선박금융 자금 중 국적 선사 이용비율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 역시 해외선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국적 선사의 이용금액(유효잔액)은 3.4%에 그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해운기업의 서비스 경쟁력은 높은 수준이나, 선박확보시 차입한 금융 조달금리가 높아 계속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3년 이상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해운시장 회복시 이를 우선 상환토록 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항에 입항한 스위스 MSC의 1만17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MSC솔라호'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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