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로 생수를 제조해 온 업체가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환경부와 합동으로 먹는샘물 제조업체에 대한 단속을 진행해 수질 기준을 위반한 업체 17개를 행정처분 의뢰하고, 이중 8개 업체 관련자 14명을 먹는물관리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기소된 8개 업체는 6개월부터 최대 5년 동안 미생물 수질검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검사일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유통기한이 약 16년 이상 지난 시약도 발견됐으며, 유통기한 부분을 스티커로 붙여 가리거나 실험기구에 곰팡이가 생긴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업체는 주문자 상표를 부착해 납품하는 OEM 업체가 대부분이었고, 시약 비용을 아끼거나 수질검사를 담당할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먹는물관리법에서는 생수 제조업자가 취수정 원수와 제조가 완료된 생수에 대해 미생물, 무기물질, 유해 유기물질 등 수질검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질검사 결과 C사, K사, O사 등 3개 업체의 취수정 원수에서 수질 기준의 5배~10배를 초과하는 일반세균이 검출됐고, N사의 취수정 원수에서는 수질 기준의 2배에 달하는 탁도(濁度)가 확인됐다.
경기 양평군에 있는 J사는 지난 1일 환경부 허가를 얻어 지하수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세척수로 사용했지만, 이 세척수에서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총대장균군이 검출돼 행정처분 의뢰를 받았다.
이와 함께 자동계측기 전원을 끄거나 계측기가 고장 난 상태를 방치한 채 2년 마다 1회 이상 하도록 규정된 자동계측기 교정과 오차시험을 하지 않은 업체도 행정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수질검사 미이행 시 처벌을 강화하고, 자동계측기를 조작하거나 방치한 업체에 대해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등 먹는물관리법 관련 규정을 식품위생법에 준하도록 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식품위생법은 영업자가 품질검사를 하지 않으면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지만, 먹는물관리법은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질검사 제도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비용 부담, 전문인력 확보 등 어려움을 이유로 수질검사 제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다"며 "먹는 물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최근 먹는 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번에 기소된 한 업체의 취수관련 시설. 사진/서울서부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