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41) 의원이 "기억나는 대로 진술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권 의원의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경험한 사실을 기억나는 대로 진술한 것으로 허위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의 변호인은 또 검찰이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공소장일본주의를 채택하는 이유는 피고인에 대한 유죄에 선입견이나 예단을 갖지 말라는 취지"라면서 "그러나 공소장에는 검찰의 평가나 의견이 상당히 기재돼 이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에 출석한 권 의원도 "검찰의 평가나 의견 같은 해석들이 공소장에 기재된 것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한다는 대법 판례도 있다"며 "검찰은 그런 해석들을 공소장에서 제거한 후 사실관계만을 두고 다퉈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필요로 하는 다수의 증인 채택을 전제로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밝혔다. 권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만 증인 수에 있어서 사실상 제한이 있다"며 "많은 증인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재판부가 이를 잘 조화시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권 의원은 희망하고 있지만 변호인은 지금의 여러 현실 여건상 권 의원과 상의해보겠다는 의견"이라면서 "그 부분을 협의해 서면으로 명확히 의사를 밝혀주면 추후 경과를 지켜본 후 결정하는 것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이달 20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이날 권 의원은 법정 출석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 하나하나에 성실히 임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증인이나 증거를 채택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이 수사를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네. 있는 사실이니까요"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7)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청장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게 하는 등 축소·은폐 수사를 지시했다'는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모해위증)로 기소됐다.
한편, 대법원은 올해 1월 김 전 청장에 대해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지난 8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 뉴스1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