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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현금 없는 사회' 과연 바람직할까
입력 : 2015-11-05 오전 9:27:11
과거 1970~80년대 우리네 아버지들은 월급날 지폐가 두둑히 담긴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건네곤 했다. 돈 봉투를 받은 어머니들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밝았다. 한 달 동안 일하느라 애쓴 고마움은 물론 두둑히 만져지는 지폐의 느낌이 기분을 마냥 좋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현금 없는 사회'가 주목받고 있다.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이란 명분으로 종이 화폐를 없애고 전자 화폐의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마침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의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내년부터 소매점이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고, 영국 런던에서는 지난해부터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요금의 현금 결제를 중단했다.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일정 금액 이상을 거래할 경우 현금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제·사회적 효과 때문이다. 우선 모든 결제가 전자화 되면 실물 화폐인 현금으로 인해 유발되는 비용이 감소된다. 특히 현금 결제 비중을 줄이면 지하경제 규모를 축소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높다.
 
실제 지난 2011년 경영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의 분석에 따르면 현금 결제 비중이 50% 이하인 국가의 지하경제 규모는 평균 12%이지만, 현금 결제 비중이 80% 이상인 국가들은 지하경제 규모가 평균 32%로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현금 보유와 관련된 강도, 절도, 탈세, 뇌물 공여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생활보조금을 현금 교환 쿠폰에서 기명식 전자결제카드로 전환하자 범죄율이 9.8%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그러나 현금 없는 사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단점도 있다. 현금을 없애고 전자화폐를 사용하면 정부가 국민 개개인이 언제 어느 곳에 돈을 썼는지 추적이 가능하다. 국민의 모든 수익과 지출이 정부의 손바닥 안에 있는 것과 다름 없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모든 돈을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는 계좌에 넣어놓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보안 문제와 정보유출 가능성 등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만약 전산망이 잘못되면 큰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경제·사회적 효과를 추구하다가 현금 없는 사회가 자칫 개개인의 돈 흐름을 감시·통제하는 '빅 브라더'의 등장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현금 없는 사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진아 정경부 기자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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