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 임직원 불건전 자기매매 근절 방안’을 놓고 당국과 업계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제도 시행에 문제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당국은 외국과 비교해 규제수위가 강하지 않고, 앞선 불미스러운 사례와 투자자보호 측면 등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의 발전을 고려할 때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초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불건전 자기매매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매매횟수 1일 3회 이내로 제한, 매매회전율 월 500% 이내로 제한, 주식취득 5영업일 의무보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 방안의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며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금감원과 ‘임직원 자기매매 내부통제 개선 테스크포스(TF)’를 통해 관련안을 논의했던 금융투자협회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입장을 당국에 전달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 등 영업환경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증권사 임직원의 과도한 자기매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증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현황을 살펴보면 일평균 매매횟수는 1.8회, 일평균 10회 이상 과다매매 임직원은 1163명으로 나타나 과다매매 직원이 없고, 일평균 매매횟수가 0.1회로 나타난 외국계증권사와 차이를 보였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증권사 임직원에 대한)투자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일각에서 기준이 엄격하다고 하는데 앞서 제시한 규제 수위는 외국에 비해서는 완화된 수준”이라며 “관련 규제안대로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바에 따르면 미국·영국 등은 자기매매 주식 의무보유기간과 자기매매 제한 대상의 범주 등에서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자기매매 주식에 대해 30일 의무보유를, 일본은 1~6개월 의무보유를 적용 중이며, 영국은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친인척 계좌도 자기매매 제한 규제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의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불미스런 사건으로 신뢰가 무너진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은 업계 사장단이 모인 공청회 자리에서 그간 증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증권업계의 신뢰가 많이 무너져 있는 부분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이 규제에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과거 A증권의 한 직원은 6개월간 2만3310회(일평균 190회) 초단타 자기매매를, B증권사 직원은 자기매매계좌 추가증거금 현물납부를 위해 회사 보유 채권 25억9000만원 가량을 횡령하는 등의 시장불신과 금융사고를 초래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기매매과정에서 거액손실 발생시 고객 또는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등의 유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잘못된 자기매매 관행이 사라질 경우, 신뢰 제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