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장기물이 한 달이 넘도록 꺾일 줄 모르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차례 사상 최고 수준을 넘어선 국고채 30년물의 초강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1bp(1bp=0.01%p) 내린 2.264%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가 내리면 수익률은 오른다.
최근 이례적인 초강세로 과열조짐을 나타냈던 국고채 30년물은 10월 들어 그동안 저점으로 인식되던 국고채 10년물과의 스프레드 23bp 레벨을 깨고 내려온 데 이어 현재 2012년 9월 첫 발행 이후 실질적 최저점인 19bp까지 축소됐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지난 15일에는 장중 16bp 수준까지 스프레드가 축소돼 이례적인 저점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국고채 30년물이 보인 초강세의 기본적인 배경은 수급에 있다고 진단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 금리인상이 지연되면서 장기투자기관이 그동안 미뤄왔던 숏커버 수요가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이들은 올해 만기도래 규모도 이례적으로 많은데다 또 평소에 초장기물 매수가 거의 없던 자산운용사들의 매수마저 유입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매수에 대응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30년물 원금스트립 대차매도가 급증한 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대차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30년물 수요가 증가하며 장기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제도적으로 IFRS4 Ⅱ 단계(부채시가평가) 제도 도입을 앞두고 지금여력(RBC) 비율을 충족하기 위한 초장기채 매수도 일정부분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제도변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된 것이어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며 "이보다는 단기적으로 스퀴즈(일시적 매수 급증)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차를 둘러싸고 꼬인 수급인 만큼 고점에 형성된 가격수준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신동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초장기 금리의 완만한 하락과 일드커브의 추세적인 평탄화를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 일드커브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과열조짐이 관찰된 만큼 장기평균 수준인 55bp 부근에서 재진입할 것"을 권고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