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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 안풀리는 증권사 M&A…중소형 매물은 찬밥 신세
현대증권 매각 원점으로 되돌아가…경쟁력 없는 중소형 증권사들 외면받아
입력 : 2015-10-19 오후 5:06:23
증권사 인수합병(M&A)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초대형 매물’ 대우증권의 경우 유력 증권사들이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예열되는 분위기지만, 현대증권을 비롯한 일부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은 매각이 지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형 매물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골든브릿지증권, 현대증권 등이다.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많지만, 시장의 관심은 단연 대우증권이 누구 품에 안길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중국 시틱그룹과 한국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도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들 중 대우증권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워낙 덩치가 큰 증권사이고, M&A 결과에 따라 업계의 판도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대단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자본력이 큰 쪽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매각 작업이 비교적 활기를 띤 증권사로는 LIG투자증권이 꼽힌다. 앞서 LIG투자증권은 모회사인 LIG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로 인수되면서 매물로 나왔고, LIG그룹 오너가로의 재편입설 등 다양한 추측이 돌았다. 이후 지난 13일 JB금융지주와 아프로서비스그룹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다음 달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몇 차례 매각이 불발됐던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은 AJ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키스톤-머큐리 컨소시엄,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달 말 본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이들을 제외하면, 매물로 나온 중소형사 대부분의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증권의 경우 마무리 절차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그룹과 오릭스 PE의 현대증권 매각 관련 인수 거래 종결기한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 6월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할 당시 '기한이 만료되면 거래가 해제될 수 있다'는 조건도 계약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오릭스는 현 시점에서 현대증권 인수 계약을 재검토하게 됐다. 막바지에 이르렀던 매각 작업이 파킹딜 의혹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 등을 거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오릭스 PE 관계자는 “아직 매각이 무산됐다고 볼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조만간 오릭스에서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SK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있지만 매각 작업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 등 대형 매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중소형 매물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와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대우증권 말고 다른 증권사 인수합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다들 관심이 없다”며 “우리 회사도 매물로 나온 지 오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오히려 ‘누가 주인이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회사 상황에 덤덤해진 편”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증권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이들 매물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이 중소형 매물을 M&A 시장에서 소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규모 투자은행(IB)과 경쟁하려면 인수합병을 통해 자기자본이 큰 증권사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며 “그나마 큰 증권사들이 합쳐야 승산이 있지, 작은 증권사들은 아무리 합쳐봐야 소용이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각 분야의 특화가 대안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이야기”라며 “그들 증권사가 특화된 부분도 대형사가 이미 잘하고 있어 여러모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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