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의원이 7일 열린 국감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결정한 회계부정 제재 수위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가 징계를 완화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과 회계법인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위와 금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금융감독원 상정안과 감리위원회 심의 상이 결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에만 금감원 징계안 상정안 29건 중 20건이 금융위 감리위에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회계부정 등의 사건은 금감원이 1차 감독기관으로서 관련 사안을 조사한 뒤 해당 회사와 회계법인에 대한 징계안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어 금융위 감리위원회는 금감원의 징계안에 대한 사전심의를 하고 그 결과를 증선위에 보고해야 한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징계안과 감리위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제재 내용이 상이한 경우는 2011년 11건, 2012년 9건, 2013년 5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5건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8월 기준 20건으로 급증했다.
민 의원은 “2014년 7월 이후 36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 중 30건은 회사 또는 회계법인에 대해 징계를 금융위가 감경했다”며 “현재 회계부정 관련 과징금이나 처벌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전문 감독기관인 금감원의 결정을 뒤집어 징계 수준을 경감한다면 기업과 회계법인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우건설 분식회계 사건에서도 금감원과는 달리 금융위는 대우건설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금감원이 상정했던 내용에서 전·현직 대표이사 검찰 고발, 현직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권고가 제외되는 등 제재가 완화됐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국감에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삼성생명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며 “삼성생명이 갑의 위치에서 합병 찬성을 위해 압박을 가했다면 이는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해당 기업에 소명을 받고 있으며, 문제가 발견되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