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결혼식을 올린다는 10월입니다. 시기가 그렇다보니 매년 이맘때면 소개팅을 주선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들어오는데요. 예전 같으면 소개팅 주선을 일사천리로 진행했겠지만, 최근에는 길게 시간을 두고 여러 변수를 심사숙고해 작업하는 편입니다. '중매 잘못 서면 뺨이 석 대'라는 말처럼 좋지 않은 결과가 드물지 않게 나오기 때문이죠. ‘저런 사람을 소개시켜주다니 대체 날 어떻게 본거야’라는 원망에 괜히 좋았던 인간관계만 나빠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주선자가 참 어렵고 골치 아픈 자리구나 하는 생각도 종종 하곤 합니다. 어렵고 힘든 만큼 주선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기도 하고요.
증권사에도 일종의 ‘소개팅 주선자’ 역할을 하는 부서가 있는데요, 바로 프로젝트금융부입니다. 프로젝트금융이란, 큰 사업이나 프로젝트(주로 부동산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을 여러 곳에서 조달하는 방식을 뜻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생기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모아진 자산을 담보로 파생금융 거래를 만드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권오상 금융감독원 복합금융감독국장에 따르면, 원래 프로젝트금융기법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에 해상 항해를 위한 자금 조달로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근대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 금융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까지 진행된 파나마 운하 건설 프로젝트였다고 합니다.
각 증권사 프로젝트금융부서는 이러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간에서 종횡무진하는데요, 여러 곳에서 투자자들을 모으는 한편 시공사와 건설사를 섭외하고, 여기에 필요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뿐 아니라 직접 투자에 뛰어들어 수익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증권사에서 이 프로젝트금융부가 뜨고 있는데요, 특히 K증권사의 경우 프로젝트금융부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의 주연이 됐을 정도로 ‘효자’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프로젝트금융부에서 얻은 수익이 전체 증권사 이익의 20%에 달했다고 합니다.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소개팅으로 치자면, 주선자가 연결해 준 커플의 결혼 성사 확률이 꽤 높은 셈이라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