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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되는데 빚만 늘어나는 기업들…금리인상기 직격탄 우려
기업부채 해마나 늘며 지난해 2300조원 돌파…벌어서 이자도 못갚는 한계기업 속출
입력 : 2015-09-17 오후 5:00:00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것은 불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불황형 흑자, 수출 부진, 내수 악화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경제성장률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저금리로 인해 자금을 끌어들이기는 쉬운 상황이어서 기업들이향후 갈수록 늘어나는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부채비율은 123.08%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부채총계는 1213조7000억원으로 오히려 1.26% 증가했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부채가 증가한 업종은 화학이었다. 화학업종의 부채비율은 2011년 115.99%에서 216.27%까지 급증했다. 저유가로 인해 공급과잉이 나타나고 정유사의 정제마진 가격도 떨어지면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그만큼 빚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큰 손실을 입은 조선업종의 부채비율도 급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3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325.93%에서 올해 2분기 776.32%로 급등했다. 또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이 각각 464.46%, 222.22%를 기록하는 등 조선사들이 모두 크게 늘어난 빚 때문에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살펴봐도 기업 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업부채는 2128조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2212조2000억원, 지난해 2332조4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3년 말 대비로는 5.2% 상승했다.
 
기업들의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2.8%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으로 내렸다. 특히 내년 전망치는 3.2%에서 1.0%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수출의 성장 엔진이 꺼졌다”며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의 8월 수출액 규모는 39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4.7% 감소했으며, 2009년 8월 이후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수출액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7월 수입액은 연간 9.1%감소했으며 8월에도 13.8% 감소했다.
 
기업들은 수출 부진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동안 빚을 늘이고 있어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곳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벌어들인 돈으로 빚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서 차지하는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09년 12.8%(2698개)에서 2014년 말 현재 15.2%(3295개)로 증가했다.
 
더욱이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기업도산 등의 영향으로 부실채권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2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000억원 늘어났다. 부실채권 규모를 보면 기업여신이 22조원으로 전체의 89.1%를 차지했다. 또한 이 기업여신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8개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23개 그룹의 부채비율은 200%를 초과했다. 또 초과기업 가운데 10개 그룹은 이자보상배율도 1.00배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00배 미만인 상황이 2~3년 이상 지속되면 심각한 구조조정을 요한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다.
 
더욱 큰 문제는 향후 글로벌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10년 이상 유지해 온 저금리 기조를 바꿔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국내 금리도 상승국면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그동안 부채를 늘려온 기업들은 급증하는 이자부담 때문에 경영상의 타격이 예상된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 된다면 이자비용이나 외화차입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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