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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증권가 주가조작에 '메스'
외국계 금융사 집중 수사, 국내 투자사들도 대상
입력 : 2015-08-27 오후 5:53:40
베일에 싸였던 증권가 작전세력의 주가조작 범죄에 검찰이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댔다. 브로커들과 함께 국내외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개입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주가 작전세력으로부터 돈을 받고 기관투자자를 연결해 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브로커 최모(54)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전직 투자신탁회사 직원으로,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수석인 김모씨를 작전세력에게 연결시켜주고 6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6억원 중 1억원은 김씨에게 전달됐다.
 
김씨는 작전세력과 공모해 2011년 코스닥 상장사인 컨베이어장치 제조업체 동양피엔에프 주가를 조작했다. 이들은 시세조종 주문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주당 1만원 수준에서 1만4800원까지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얻고 시장을 교란했다. 작전세력들은 지난 5월 구속됐으며, 김씨도 지난 26일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최근 서울 종로구 골드만삭스 본사와 중구 ING생명보험,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 등 외국계 금융사 3곳을 압수수색했으며, 김씨와 공모해 주가가 조작된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장내 매수해주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맥쿼리투신운용(당시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전·현직 임직원들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 외에 작전세력들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개입한 기관투자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최씨의 계좌추적을 통해 작전세력으로부터 받은 자금 등의 흐름을 쫓고 있다.
 
이번 사건은 외국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시작됐지만 그동안 증권가 작전세력의 주가조작이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있었던 만큼 국내 기관투자자들 역시 수사 대상으로 속속 떠오르고 있다.
 
앞서 검찰은 골드만삭스 압수수색과 비슷한 시기에 SK증권과 자산운용사 2곳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증거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골드만삭스 측은 "당사가 조직적으로 시세조정에 관여한 것처럼 알려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2011년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사안은 2012년 폐업을 발표한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전직 직원 개인차원의 알선수재 혐의"라고 해명했다.
 
또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동양피엔에프의 주식 매수와 매도, 거래를 일체 진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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