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이 경영정상화를 통한 중견조선소 성공 사례로 등극했다. SPP조선의 이같은 사례는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중견·중소 조선소에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 중견·중소 조선소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 관리 중에 있으며 일부는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2008년 조선업 호황기와 비교해 약 80%가 시장에서 퇴출됐으며, 정상적인 영업과 조업을 하고 있는 곳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SPP조선은 파생상품 손실 8000억원과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4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의 영업외 손실로 인해 2010년 5월부터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왔다. 채권단의 지속적인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 한때는 ‘좀비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었다.
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올해 상반기 341억원의 영업이익은 물론 1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정상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과 적극적인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전략이 비결이었다.
SPP조선은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5만톤급 석유화학운반선(MR탱커)을 주력제품으로 선정해 세계 최고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SPP조선은 2008~2013년 전세계 MR 탱커 발주량의 51%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선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SPP조선이 2002년 9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인도한 MR탱커는 총 144척으로 전체 선박 건조량의 53.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로 중동지역 정유 설비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MR탱커 수요가 늘면서 탱커 운임 등 시황도 긍정적이다.
SPP강관을 비롯한 비조선 부문 계열사와 부산사옥 등 비영업용 자산매각도 추진했다. 또 본사 관리직 인원을 1300명에서 800명으로 35% 축소했으며, 경쟁력이 저하된 통영과 고성 조선소는 블록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배승만 SPP조선 대표이사는 “특화된 기술력과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 협의해 수주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시장에 비상할 그날까지 임직원 모두 혼연일체가 돼 구슬땀을 쏟겠다”고 밝혔다.
SPP조선 사천조선소 전경. 사진/SPP조선.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