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설립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경남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8km 가량 떨어진 죽도 내에 자리잡고 있다. 가스 전문기업 엠에스 코프(MS CORP) 전원태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개발원에서는 부도·폐업을 경험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한 각종 교육을 전액 무료로 4주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298명이 수료했으며 이중 150명 이상이 재창업에 나섰다. 개발원 1기 수료생인 최봉석 보림제작소 대표는 "교육기간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까지 텐트에도 들어가지 않고 명상하며 스스로를 철저히 관리하고 반성했다"며 "4주가 지나니 아무런 근거도 없었지만 긍정적인 자신감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장(사진)은 "재창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것"이라며 "개발원에서 명상과 사색, 에코힐링 등의 프로그램을 다수 배치한 것도 교육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장. 사진/최한영 기자
"실패 원인을 밖에서만 찾으려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사실 돈은 재기를 위한 우선순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자기점검이 우선 이뤄져야죠."
일각에서 실패를 해본 경영자가 재창업 성공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재기를 위한 접근방법을 바로잡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예전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더 큰 실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위해 개발원에서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4주간 반복하고, 교육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간의 습관을 바꾸고 변화를 주려면 최소 3주는 필요합니다. 교육생들이 죽도에 머무는 4주 간 집중교육을 통해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강사료도 받지 않고 중소기업인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죽도를 찾아주는데 대해 한 원장은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한 원장은 개발원 출신 재창업 기업인들의 성공사례가 하나 둘 탄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나가 생긴 수익을 개발원에 기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해당 금액은 향후 개발원 출신 기업가를 돕기 위한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 원장은 실패를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에게 혼자 있지 말고 멘토를 찾을 것을 강조했다.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주관이나 일정수준의 독선·아집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남들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혼자만의 생각에 갖혀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보다 앞서 실패를 겪고 일어선 이들의 조언은 큰 힘이 됩니다. 이곳 개발원을 거친 300여명의 재기기업인도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혼자 고민하지 말고, 문을 두드리세요."
아울러 재기에 나서는 중소기업인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이전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더 큰 열정과 희망을 안고 시작하는 분들이에요. 연매출 30억원 대 회사들을 하나 둘 일구고, 직원들을 채용하는 이분들이 진정한 애국자 아닌가요.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면 더 많은 성공사례들이 생겨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개발원의 목표를 묻자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이 나왔다. "개발원이 빨리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꿈이고 비전입니다. 많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성공해서 잘 살게 된다면 우리의 존재가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때가 되면 정말 행복할거 같네요. 그 전까지는 힘든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목마른 영혼들에게 물 한바가지 건네는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