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자금몰린 원자재펀드 '빨간불'
전구간 마이너스 수익률…원자재값 약세 지속될듯
입력 : 2015-07-22 오후 4:13:17
올 초 원자재 시장 반등 기대감에 덩치를 키운 원자재펀드가 전 구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강세와 과잉공급으로 원자재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장기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55개 원자재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6.53%로 1년, 2년, 3년, 5년 손실은 이보다 더 크다. 각각 -23.77%, -17.43%, -30.46%, -28.64%로 전 구간에서 손실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들 펀드의 총 설정액은 1조5636억원. 연초 이후 몰린 자금만 5337억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WTI원유특별자산펀드'의 경우 최근 1주일새 67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로는 총 813억원이 유입돼 55개 펀드 가운데 설정액을 가장 많이 확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로저스농산물지수펀드'(127억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에너지인덱스플러스펀드'(118억원)도 각각 100억원 넘게 규모를 불렸다.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원자재펀드 규모를 늘린 배경이 됐다. 성과로도 이어졌다. 침체 일로에 있던 수익률도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원자재펀드의 수익률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돈 풀기를 지속한 만큼 원유 수요 회복에 힘 입은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원자재시장 반등 기대감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원자재펀드에도 4년만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우려가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수익률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미 달러 강세와 공급과잉 불안 압박 등 갖가지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올 초 상승분마저 반납했다.
 
이란 핵 협상 최종 타결에 따른 공급가중 우려로 유가는 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금 가격은 5년래 가장 낮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이 예상보다 견고한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의 역대 최대 원유 생산에 이어 내년 초 이란산 원유 수출이 증가하면 원유시장의 과잉공급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등 원자재 가격 하락압력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5월 말~9월 초)에 따른 수요 강세모멘텀에 의해 유가가 지지되겠지만 가을 비수기에 접어들면 수요모멘텀이 사라지고 재고가 증가해 3분기 유가 하락압력이 강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원자재펀드 투자는 당분간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평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원자재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갈아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기투자 또한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당분간 반등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차현정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