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잇단 증권 전산장애, 대책마련 시급
상반기 전산관련 분쟁 급증…보상 규정 제각각, 공개도 꺼려
입력 : 2015-07-22 오후 4:00:31
증권가에서 크고 작은 전산장애가 잇따르고 있지만 명확한 피해 보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나대투증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주식거래가 약 4시간 중단됐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고객 거래내역에 따라 추정예수금과 미수금 등의 내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상의 버그로 인해 주식주문·이체 등의 거래가 중단됐고, 오후 1시17분께 정상 복구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번 전산장애에 대해 장승철 대표 명의로 홈페이지와 HTS에 대고객 사과문을 게시하고, 향후 전산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다짐했다. 또한 전산장애로 인해 피해가 확인된 고객은 IT장애보상 관련 내부규정에 따라 보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현대증권 HTS가 가격제한폭 확대 첫날 2시간 가까이 접속 장애를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고객들은 접속과 시세조회 등에 불편을 겪었다. 당시 현대증권 측은 새 가격제한폭 적용과 연관이 없는 전산 오류였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앞서 4월에는 KB투자증권의 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거래량이 급증하며 KB투자증권의 HTS와 MTS에서 잔고 조회 서비스 등 처리가 지연됐고, 이튿날에 재차 15분 정도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KB투자증권 측은 예상치 못한 고객 이용량 증가로 발생한 일이라며 공식 사과문까지 띄웠지만, 고객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장애로 증권사에 제기된 민원은 75건을 기록했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부 증권사의 전산장애로 인한 분쟁은 직전분기보다 70건 증가한 161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렇게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체계적인 피해 보상 규정은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개별 증권사마다 전산장애 사고  피해 보상 규정이 제각각인데다 내부규정이라는 이유로 외부공개를 제한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피해 접수를 완료한 뒤 내부규정에 따라 최대한 피해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팀장은 “회사 자체적으로 시스템 사고가 안 일어나도록 노력해야하고 관리감독을 해야 되지만, 전산 사고의 성격에 따라서 증권사와 고객 간에 손해배상의 문제가 생기는 민사적인 문제라 행정 쪽으로 규정을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국의 명확한 보상 기준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증권사들이 전산 관리에 대한 문제를 단순히 유지보수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감독당국에서 철저하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게을리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어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면)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이나 배상에 대한 것들을 확고히 해둘 필요가 있다”며 “과징금과 과태료만 물릴 게 아니라 매매행위에 대한 로그 기록에 근거한 배상 등 피해자 보상 기준을 명확히 한 체계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권준상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