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실업률이 상승함에 따라 한때 견고한 신용을 지녔던 미국 주택보유자들도 모기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 가압류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 재앙'이 최근 진행되는 양상을 살펴보면 문제의 중심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서 보다 큰 규모의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옮겨 가고 있다.
현 8.9%의 실업률이 두자리수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는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주택 가압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압력을 가하며 은행 손실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위스콘신대 소속 부동산 전문가 모리스 A.데이비스는 "큰 문제가 닥치려 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비해 주택가압류는 더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의 가압류 폭증 현상을 '세 번째 파도'이라 부르고 있다. 첫 번째 파도은 투자자들이 폭락하는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부동산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고, 두 번째 충격은 차용자들의 초기 모기지 금리가 만기에 달한 후 보다 높게 조정됐던 때를 의미한다.
무디스의 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우리는 '세 번째 충격'의 한 가운데 있으며 이는 심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압류 폭증과 관련해 "실업과 초과근무 축소,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받는 압력이 채무 불이행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주택 가압류 증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 보다 자신의 수입에 적합한 자금을 대출받은 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에게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코노미닷컴는 올해 모기지 부실의 60%가 실업 때문에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9% 증가한 수치다.
뉴욕 타임스가 부동산 조사업체인 퍼스트 어메리칸 코어로직을 통해 집계한 최근 통계를 보면 90일 이상 대출금이 연체돼 주택을 가압류 당했거나 주택 소유권이 금융사에 넘어간 프라임 모기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사이 47만3000건 이상 늘어나 전체 건수가 150만건을 초과하고 있다. 이는 224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1만4000건 이하로 느는 데 그쳐 총 165만건을 기록했다. 서브프라임과 프라임 모기지의 중간단계인 알트A 모기지 부실은 15만9000건 증가, 83만6000건으로 증가했다.
이 세 가지 종류 모기지 부실을 합치면 2월 전체 모기지 부실 규모는 모두 7170억달러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1년전보다 무려 6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같은 주택대출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프로그램 하에 모기지 회사들이 주택 보유자들의 자금고통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750억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재무부는 이 대책으로 400만의 주택보유자를 주택 압류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 불과 3개월 후에 재무부 대변인인 제니 엥게브렛슨은 1만~5만5000명으로 예상 수혜자 수를 수정했다.
이에 관련, RBS 그린위치캐피털의 국제담당 투자전략 책임자인 앨런 러스킨은 "정부의 해결책은 (주택가압류의) 소폭 감소에 도움이 될 뿐"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계속 늘어만 가는 주택가압류는 여전히 부실자산으로 신음하고 있는 금융권에 결국 큰 부담을 안길 공산이 크다.
최근 미 정부가 시행한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19개 주요 은행은 내년 말까지 추가 6000억달러의 부실이 더해져 전체 손실은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 같은 손실을 털어내기 위해 750억달러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향후 주택압류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필요한 자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