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시론)중금리 대출시장, 제2금융권 몫으로 남겨두기를
입력 : 2015-07-05 오후 12:00:00
최근 정부에서 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대출시장을 기준으로 신용등급별 주요 이용자를 보면 은행에서 1~5등급을 커버하고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 등 제2금융권에서 6~10등급을 주로 커버해 왔다.
 
은행들이 제시하는 금리대가 10% 이내인 점을 고려할 때 5~6등급 중 제2금융권 이용자들이 은행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즉, 은행과 제2금융권과 중복되는 고객층이 은행권으로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사실 이들은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에서 금리우대를 받는 중요한 고객층으로 업계의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고객기반이 약화되어 업권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은행의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은행의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은 서민금융 지원과 연계돼서는 안된다. 시중은행들이 햇살론, 미소금융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하다.
 
실제로 중금리 대출이 필요한 계층은 10~20%대 금리를 적용받는 7~8등급 고객층이지만, 은행에서 이들에게 10% 이내 금리를 제공할 수는 없다. 심사기준을 완화할 경우 리스크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별 금리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물론 다수의 고객과 채널을 보유한 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진출할 경우 정책 홍보효과와 함께 실제 영향력이 클 수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존의 신용 질서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중금리 대출시장의 진출을 언급하고 있다. 일본 사례에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중 모기지를 제외한 개인대출을 취급한 은행들이 있다. 사실상 이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대부업체와의 보증연계를 통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JNB(Japan Net Bank)와 Jibun Bank는 보증수수료를 지급하면서 평균 금리가 15%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기존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비용절감이 대출금리 인하로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제2금융권에 대한 정책방향을 보면 캐피탈은 기업금융 중심으로,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 저축은행을 통한 서민금융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저축은행에서 중금리 대출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현재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대부업법상의 상한금리에 몰려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제2금융권에서 저신용 계층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에 집중하고 마진이 낮은 중금리 대출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대출 고객층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 관리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과 대출 고객층이 이원화된 대표적인 산업이다. 즉, 예금은 예금자보호와 함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우량고객을 확보한 반면, 대출은 비우량 고객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저축은행의 고객 스팩트럼을 확대할 경우 이러한 현상을 완화시켜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저축은행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면 은행과 연계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다행히도 오는 10월부터 은행에서 동일계열 저축은행 또는 캐피탈과 연계해 대출이 가능해진다. 은행 대출심사에서 탈락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에서 직접 계열 저축은행의 금리, 대출한도 등을 조회한 후 계약까지 체결해 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판매채널로써 대출 중개만 해주기 때문에 은행에게 리스크 부담이 없게 된다. 또한 대출한도가 커질 경우 금융회사의 리스크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단기-소액대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 대수의 법칙이 적용돼야 한다.
 
한편, 금융산업 내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의 역할은 매우 명확하다. 업권별 설립 취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역할도 달라야 한다. 중금리 대출시장이 은행과 제2금융권 간 경쟁구도로 흐를 경우 이러한 원칙이 깨질 수 있으며, 이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중금리 대출시장은 은행보다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제2금융권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