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소비를 미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등 지갑을 꽁꽁 닫아 여윳돈이 3년 만에 가장 많이 남았다.
올 1분기에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고 소비를 미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중 자금순환'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9조6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인 작년 4분기 보다는 15조1000억원이나 늘어났다. 2012년 1분기(31조5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계가 잉여자금을 가장 많이 쌓은 것이다.
잉여자금은 해당 경제부문의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차감한 것으로 이 자금이 늘어나면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쌓아 둔 돈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자금순환표 상 가계는 순수한 가계와 소규모 개인 사업자를 포함하며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을 뜻한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1분기에 가계소득이 늘고, 저축액도 늘면서 잉여자금이 확대됐다"며 "통상 1분기에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총저축률은 36.5%이다. 분기별로는 1998년 3분기(37.2%) 이후, 연도별 1분기 기준으로는 1998년 1분기(40.6%)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부채상환 부담 증가, 노후대비 저축 증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비급융법인기업의 경우 이익개선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보다 소폭 축소됐다. 자금부족 규모는 전분기 7조3000억원에서 올 1분기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1분기 기업의 자금운용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자금조달 규모가 같은 기간 16조8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일반정부는 재정 조기집행 등의 영향으로 자금잉여에서 자금부족으로 전환됐고, 국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분기보다 줄어들어 자금부족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한편 3월말 현재 우리나라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보다 3.8% 늘어난 1경 4105조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중에 채권과 주식 가격의 상승으로 금융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상품별로는 통화 및 예금 2668조원, 보험 및 연금 942조원, 채권 2315조원, 대출금 2376조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2843조원, 기타(정부융자, 상거래신용 등) 2961조원으로 집계됐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