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됐다. 독일의 코메르츠뱅크와 도이치뱅크, 영국의 바클레이즈 등이 모두 종전보다 신용등급이 최소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럽 은행에 대한 등급 평정에서 도이치뱅크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두 단계나 내려 잡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신용등급도 'A-'에서 'BBB+'로, 바클레이즈 신용등급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다만 이들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해 향후 추가 강등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독일 코메르츠뱅크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유니크레디트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낮췄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해 상황에 따라 추가로 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HSBC, 산탄데르 등의 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했고 유일하게 크레디트스위스와 UBS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맞아 유럽 은행들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일부 국채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은행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채권시장에 발생하고 있는 금리 급증 등의 변동성 심화 양상 역시 유럽 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유럽지역의 트레이딩이 크게 줄어든데다 미국 등 경쟁사들에게 밀리면서 투자은행(IB) 업계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점유율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유럽 최대은행인 HSBC는 전 세계 직원의 약 10%인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는 보고서에서 "향후 금융위기가 닥칠 경우, 유럽 은행들이 과거처럼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며 "이전보다 지원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