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FC바르셀로나. (사진=뉴시스)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카탈루냐에서는 'Catalonia is not Spain(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이라는 낙서를 쉽게 볼 수 있다. 카탈루냐의 자랑인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 누(Camp nou) 경기장에도 같은 문구가 걸린다. 모두 스페인 속 카탈루냐를 거부하는 말이다. 1714년 스페인에 합병돼 300년이 흘렀지만 카탈루냐는 여전히 독립을 꿈꾼다.
FC바르셀로나는 이러한 카탈루냐 주민의 염원이 투영된 팀이다. 운동장에서 축구공이 구르며 골망을 흔들 때 그들은 전 세계를 향해 카탈루냐를 외친다. FC바르셀로나가 5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중 4번의 우승을 2000년대 이후에 거두면서 카탈루냐의 독립 욕구도 더욱 샘솟았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 열기가 거세지면서 주민투표가 시행되기도 했다. 그 결과 230만명 중 80%가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에 찬성했다. 하지만 지난 2월에 스페인 정부가 투표 시행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며 이를 무시했다. 축구계 호사가들도 FC바르셀로나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잔류 여부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다 순식간에 몰랐던 일처럼 입을 닫았다.
다만 카탈루냐에는 이미 축구대표팀이 존재하고 있다. 언제든 분리 독립과 동시에 축구팬들을 사로잡겠다는 열의가 충만하다. 이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이 아니므로 공식 국제대회에선 볼 수 없다. 그러나 매년 다른 국가와 친선전을 치르며 한 국가로서의 대표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했을 때도 카탈루냐 축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카탈루냐 주 정부 깃발인 '에스텔라다'를 흔들었다.
카탈루냐 주민들이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립 독립을 외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중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지만 세금이 중앙 정부의 통제 속에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두쇠를 뜻하는 '타카뇨(Tacanyo)'라는 말이 카탈루냐 주민들을 가리키는 것도 모두 이런 특성 때문이다. FC바르셀로나가 거액의 스타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는 그들 특유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인 '라 마시아(La masia)'를 통해 선수를 길러내는 것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7일 새벽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의미 있다. FC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를 3-1로 꺾었다. 이날은 FC바르셀로나가 리그, 국왕컵,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의미하는 '트레블'을 달성한 동시에 카탈루냐가 환호하는 순간이었다. 사비 에르난데스와 헤라르드 피케 등 카탈루냐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에스텔라다를 운동장 한가운데에 꽂았다. 외신을 살펴보니 역시나 카탈루냐 지역이 FC바르셀로나의 우승 덕분에 한껏 달아오른 듯하다. 카탈루냐 주민들의 외침이 다시 거세질 참이다.
임정혁 스포츠칼럼니스트 komsy120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