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등 해양설비 발주가 급감한데 이어 중형선박 시장도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와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벌크선, 중형 탱커, 중형 컨테이너선 등 3대 중형선종 발주는 지난해 1분기 총 491척에서 올 1분기 64척으로 약 87% 급감했다.
3대 중형선종 중에서는 벌크선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벌크선은 1분기 전 세계 총 발주량이 21척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중형 탱커는 약 63% 감소한 39척, 중형 컨테이너선은 80% 감소한 4척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 세계 중형 컨테이너선의 발주량은 1000~2000TEU 핸디급 컨테이너선 이외에 나머지 선형은 발주량이 전무한 상황이다.
중형선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1분기 전체 선박발주의 59%(수주척수 기준)에 달했던 3대 중형선종의 비중도 올 1분기 30.3%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형선박의 발주량 감소에 대해 “대형선박에 비해 중형선박이 시황 민감도가 높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발주하는 대형선박에 비해 중형선박은 시황이 부진하면 바로 발주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대형컨테이너선의 경우 여전히 물동량에 비해 선복량이 과잉상태에 있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형 유조선 또한 유가하락으로 원유 해상 물동량이 늘고, 저렴하게 원유를 구입해 유조선에 저장해두려는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벌크선의 경우에는 중형선에 이어 대형선에서도 발주량이 크게 줄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석탄 규제 등으로 벌크화물 운송수요가 감소한 데다, 지난 2013년 벌크선 발주가 집중된 탓에 새로운 발주 물량이 끊긴 탓이다. 1분기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평균 614.1로 전년 동기 대비 55.2% 하락했으며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형 벌크선인 케이프사이즈급(10만DWT 이상) 발주량은 전 분기 8척에서 올 1분기 한 척도 없었으며, 핸디사이즈급(1~3.5만DWT)은 전 분기 18척에서 3분의1 수준인 6척으로 발주량이 줄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