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발의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이 2년째 소관 상임위원회를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있다. 상대적 ‘을(乙)’인 대리점 업주들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제정안’이라는 법률의 형식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이 법안은 같은 달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내놓은 ‘을 지키기’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자는 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인 이종걸 의원이다.
법안은 ‘물품 밀어내기’ 등 대리점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의 유형을 구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매출액 3% 이내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이 법안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별개로 제정안의 형태로 발의됐다.
하지만 남양유업 방지법은 지난 2월 24일을 마지막으로 공식 논의가 중단됐다. 쟁점은 법안의 형태였다. 당시 김학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대리점거래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업종별로 상이한 유형의 대리점거래를 하나의 법률로 규제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법안 제정을 반대했다. 대신 공정위는 사후에 불공정행위 여부를 따져 행정처분을 내리는 고시를 제안했다.
결국 남양유업 방지법은 법안 취지에 대한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의 반대로 계속심사 안건으로 보류됐다.
다만 2월 임시국회 후 이어진 비공식 논의 덕에 법안을 둘러싼 대부분의 쟁점이 해소돼 조만간 법안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그동안 새누리당과 공정위에서 대리점의 범위가 너무 넓다고 반대했었는데, 소위와 비공식 자리를 통해 계속 이야기를 나눴고, 공감대도 생겼다. 조만간 통과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법으로 불렸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2013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됐으나 후속 입법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프랜차이즈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이상직 의원 대표발의로 보완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의원의 법안은 2013년 6월 12일 발의돼 2년이 다 되도록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프랜차이즈법은 편의점 업주에게 24시간 영업을 강요하거나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가맹점에 떠넘기는 등의 불공정 관행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함께 발의된 법안은 가맹점주가 가맹본사의 불공정 관행을 신고할 경우 가맹본사의 보복조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21일 소위에서 새누리당 측은 가맹점주들이 이 의원의 법안을 악용해 가맹본사의 정당한 가맹계약 철회를 막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여기에 공정위도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가맹사업법 개정안 심사는 다음 국회로 미뤄졌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원식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년간 현장방문 119건, 토론회(간담회) 254건, 기자회견과 사례발표 200여건, 법률상담 100여건을 실시해 모두 9건의 ‘을 살리기’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