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시행을 앞둔 선강퉁(深港通)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에 이어 선전증시(심천증시)와 홍콩증시 간의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3월15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후강퉁 이후에는 반드시 선강퉁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총경리(CEO)인 쑹리핑의 발언에 따르면 이미 거래 체계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협의도 완료된 상태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도 "지난달 초 선전거래소를 방문했는데 올해 연말 전까지는 개방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처로 떠오른 선강퉁. 뉴스토마토는 새로운 중국 시장 개방을 어떻게 봐야하며, 재테크에 주의해야 점은 무엇인지 중국투자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선강퉁, 나스닥·코스닥과 닮아
선전증권거래소는 1990년 12월에 설립됐다. 구조적으로 국내 코스닥, 미국 나스닥과 비슷하다고 평가받는다. 1분기 말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넘어 세계거래연맹(WEF) 회원 거래소 중 7번째로 크고, 거래대금 역시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한다. 중소기업이 주축을 이루며 이들에 대한 직접금융이 가능한 '중소벤처시장 구축'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시장이다.
상하이증시와 마찬가지로 메인보드는 내국인 전용 A주와 외국인의 투자가 가능한 B주로 구분돼 있으며, 중소기업(SME)과 차이넥스트(ChiNext)는 A주에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B주는 전체 1686 종목 중에서 51개 정도다. 상당수는 중소기업, IT, 핀테크(FinTech·기술금융) 등 신흥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 투자자들이 종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업종 구성을 보면, 상하이증시와 비교할 때 IT(19.6%), 경기소비재(16.8%), 헬스케어(8.9%) 등의 구성비중이 높다. 대표 기업은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 양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 가전업체 메이디그룹, 글로벌 5대 휴대폰 제조업 업체 ZTE, 중국 최대의 혈액 제품 수출 기업인 상하이 라스 혈액제품 등이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W프레스티지 PB는 "국내시장 자체가 미국향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중국과 관련한 산업적 기회와 소비 확대 등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국내 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자산전략팀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국내에 한정돼 투자 대상을 선택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강퉁 개시 당시. 사진/뉴시스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
중국투자 전문가들은 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 화이브라더스, ZTE, 메이디 그룹 등을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박세진 PB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화이브라더스에 주목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 1등 엔터사인데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직접 개인지분을 투자하기도 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박세진 PB도 "중국의 대표적 미디어엔터 기업으로서 문화산업 육성과 시장확대에 따른 대표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동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5대 휴대폰 제조업 업체인 ZTE를 꼽았다. 손 연구원은 "ZTE는 특히 무선충전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원석 연구원은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에 주목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가전업체로 실적도 꾸준하고 성장성도 긍정적"이라며 펀더멘탈(기초체력) 대비 저평가라는 점을 호평했다.
손동현 책임연구원은 "상하이증시에는 금융, 국유기업이 시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전증시는 바이오, 하이테크, 인터넷 기업이 몰려있어 중국의 미래에 투자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후강퉁은 국내에서 관심이 뜨겁지만 중국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라며 "후강퉁의 경험을 살려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과 시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부 조정을 거쳐 펀더멘탈에 부합한 가격대가 왔을 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가격은 성장주 성격의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만큼 비싼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안타증권 분석에 따르면, 선전종합지수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6.6배로 추산된다. 상하이종합지수(14.1배)와 비교한다면 분명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선강퉁이 시행되면 초기에는 직접 투자보다는 금융회사를 통한 간접투자가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랩 어카운트나 펀드 등에 가입해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방향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진 PB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처가 되겠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있는 상황이라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볼 때는 시장 개방 초기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기업의 재무적인 신뢰도나 공시 등도 후강퉁 때보다는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