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격 바닥론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원유, 금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유동성 효과가 주식뿐만 아니라 상품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국제 상품 가격을 종합한 CRB지수는 지난 3월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연출 중이다. 특히, 작년 중순 이후 급격하게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상품 가격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지난 3월17일 배럴당 43.46으로 연내 최저점을 찍은 뒤 다시 36% 가량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상품 가격 상승 전망에 더 큰 힘을 실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0.2%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강세 기조를 약화시켰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품시장 회복은 유동성 효과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위험자산 선호가 재개된 증거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원유시장에 대규모 투기적 매수가 유입되며 유가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 3년여간 뭉칫돈이 빠져나가던 원자재펀드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원자재펀드는 지난 수년간 원자재값 하락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었지만 지난달부터 수익률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6개 원자재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달 중순부터 플러스권으로 돌아서 지난 30일 기준 2.06%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해 1조원 수준에 불과하던 원자재펀드의 설정액은 4개월 여 만에 1조6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원자재펀드 중에서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천연자원펀드는 지난달부터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고, 넉 달 새 5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작년 순유출을 기록했던 금 펀드에도 연초 이후 27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지만, 같은 기간 농산물 펀드는 22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반등에 베팅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원자재 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만큼 상품별로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