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타일러의 표준코스. (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의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가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1년 60㎝에 달했던 폭이 44.5㎝로 축소됐다. 약 2m에 달했던 높이도 10㎝ 이상 줄었다. 대신 살균과 소독기능을 추가하는 등 성능은 강화됐다.
스타일러는 옷에 있는 먼지나 세균을 털어주고, 옷에 밴 냄새 제거, 생활 주름 완화 등의 기능을 갖춘 의류관리기기다. 세탁기의 스팀 기술, 냉장고의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 에어컨의 기류 제어 기술 등 주요 가전의 핵심기술이 융합됐다. 스팀기술은 냄새를 빼고, 살균 기능을 하며, 기류제어기술을 통해 스팀기능이 고루 전달된다. 정속형이 아닌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해 전력소비량, 소음, 진동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LG전자가 스타일러 2세대 모델을 CES 2015에서 선보이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기자는 맞벌이 주부로서 매일 빨고 말리고, 다리는 것이 요원치 않았던 터, 2주 동안 스타일러를 직접 사용해봤다.
지난 1월 중순 주문했던 제품은 4월 중순이 돼서야 받을 수 있었다. 2월까지 사전 예약 판매를 했고, 3월부터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에어컨 사이즈로 폭이 좁아진 제품은 드레스룸, 거실 등에 놓기 용이했다. 단 옷의 너비 때문에 제품의 깊이가 극적으로 줄 수 없었고, 그 결과 벽면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점은 아쉬웠다.
제품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하단에 있는 급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아로마시트에 향기시트를 채워 스타일러에 딸각 꽂았다. 재킷을 걸고 스타일러 문에 내장된 터치패드에서 표준 코스를 선택한 뒤 버튼을 눌렀다. 소요시간은 34분으로 전작 39분에서 5분 단축됐다.
◇아로마시트에 향기시트를 채워 딸각 꽂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스타일러가 가동되는 동안 세탁기의 저음 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옷걸이가 걸려있는 무빙행거가 분당 220회를 움직이며 주름을 펴주고, 미세먼지도 털어주기 때문이다. 스팀준비, 리프레쉬, 건조의 과정을 거쳐 꺼낸 재킷은 따뜻한 온기와 함께 아로마향이 풍겼다. 생활주름이 많이 생기는 소매부분이 깔끔해진 점이 눈에 띄었다.
제구실을 톡톡히 해냈던 때는 삼겹살, 호프로 이어지는 회식 날이었다. 냄새가 가득 밴 옷을 스타일러의 살균코스로 돌렸다. 스타일링과 달리 예열과 살균 단계가 추가됐고, 시간은 83분이 걸렸다. 냄새제거만 원한다면 34분 스타일링 표준 코스로도 충분하지만, 오랜 시간 밖에 있었던 탓에 과감하게 83분을 투자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다. 대신 아로마향기와 함께 갓 드라이를 마친 것 같은 쾌적함이 있었다.
특히 남편의 바지와 셔츠를 다림질 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바지는 칼주름 관리기를 통해 처리할 수 있고, 셔츠는 옷걸이에 걸어 스타일링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단 빳빳하게 다림질한 상태를 기대하는 건 금물이다.
◇LG 스타일러 표준 코스로 스타일링이 완성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스타일러 자체는 편리하다. 터치하나로 쾌적한 의(衣)생활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번 제품은 일반형이 129만원, 고급형이 169만원이다. 200만원에 달하던 전작보다 가격이 낮아졌지만, 필수가전이 아닌 상황에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불어 비교 제품이 없는 탓에 에너지소비효율은 등급외 제품이다. LG전자는 1회 전기료는 78.4원이라고 밝혔지만, 여름철과 같이 전기를 많이 쓰는 계절에는 누진세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목돈을 투자하고 매일 상쾌함을 느끼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2008년 파세코가 제품을 개발해 빌트인 등 B2B시장에 공급하면서 열렸다. 이후 LG전자가 IFA2010에서 트롬 스타일러를 공개하며 시장에 활기를 넣었다. 파세코도 2012년부터 중소형 제품을 만들며 B2C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생소한 제품과 비싼 가격 탓에 시장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현재 경쟁자 없이 LG전자가 시장을 끌고 가는 격이지만, 시장 반응은 전작에 비해 성공적이다. 2세대 스타일러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1만2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출시된 기존 제품의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5배나 많은 수치다. 경쟁자가 없어 시장이 급격히 커지지 않는다고 볼멘소리하면서도 LG전자는 초반 흥행몰이에 신바람 난 눈치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