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하는 김기태 KIA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선수단에 고스란히 전해졌을까요.
KBO리그 시즌 초반은 감독들의 자기 홍보전으로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에 눕는 감독부터 상대팀을 향해 선전포고(?)하는 감독까지 감독마다 개성이 뚜렷합니다. 10명의 감독이 10개의 색깔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 가장 주목 받은 사령탑은 단연 김기태 KIA 감독입니다. 15일 잠실 LG전에서 김 감독은 1루 주자 문선재의 쓰리피트 아웃 여부에 대해 항의하며 직접 내야에 누웠습니다. 문선재가 2루 진루 과정에서 주루 선상 쓰리피트(91.44cm) 범위를 벗어나 아웃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심판은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김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해 보였습니다. 열과 성을 다한 항의는 선수를 대신한 ‘형님 리더십’의 모습으로 읽혔습니다. 지난 시즌 기자가 더그아웃에서 보았던 김 감독의 모습은 ‘소탈함’이었습니다. 권위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감독이라기보다 형님에 가까운 ‘사람’ 김기태였습니다. 그 모습이 ‘드러눕기’ 항의로 이어진 건 아닐까요.
더욱이 말이 아닌 몸소 선보인 행동이라 주목 받았습니다. 심리학자 앨버트 매러비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표정, 태도 등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 요소입니다. 말 자체의 비중은 작습니다. 김 감독의 드러눕기 효과는 말보다 훨씬 반향이 셌습니다.
◇이종운 롯데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이종운 롯데 감독의 메시지는 이례적이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12일 사직 한화전. 위협구 논란으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습니다. 앞서 롯데 내야수 황재균이 표적이 됐습니다. 황재균은 두 차례 위협구를 맞아 심기가 불편했고 양 팀 더그아웃은 비워졌습니다.
이종운 감독은 경기 직후 “우리 팀 선수를 가해하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독이 공식적으로 상대팀에 선전포고의 발언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장면입니다. 자신의 선수들을 지키기 위한 감독의 발언이라는 주장과 상대팀을 자극하는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주장이 공존합니다. 이종운 감독의 색깔이 드라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른 감독의 메시지도 개성이 뚜렷합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수훈 선수를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그날 활약한 선수 이름 모두를 언급하며 칭찬합니다. 김경문 NC 감독은 스타선수보다는 어렵게 일어선 선수를 자주 칭찬하곤 합니다.
감독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이처럼 모두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선전해 매 경기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 만큼은 모두가 같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