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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글로벌이슈)美 금리인상 시점 불투명..세계경제 미궁 속
입력 : 2015-04-14 오전 7:08:53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글로벌 경제가 미궁 속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린 탓이다. 연준 위원 일부는 6월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나머지는 올해 말을 적기로 지목했다.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경제 지표가 달라 이런 의견차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부진한 미국 기업들의 분기 실적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란 핵협상이 또 다시 막다른 골목에 봉착한 것도 세계인의 불안감을 키웠다. 오랜만에 입을 연 이란 최고 지도자는 미국과의 협상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강경한 발언을 어어갔다.
 
■미국
 
▶연준, 금리인상 시점 놓고 의견 '분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연준 위원들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지난 8일 연준이 내놓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은 호전된 경제 지표를 근거로 6월에 금리 인상을 해도 된다고 진단했다. 다른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저조하다며 올해 말을 금리 인상 적기로 지목했다. 양측 다 경제 지표에 기반한 주장이라 어느 쪽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기가 불확실해 졌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호전되고 유가가 정상화되며 달러 강세가 좀 누그러져야 금리인상 카드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란, 핵협상 기대감에 '찬물'..하메네이 "제재 즉시 풀려야"
 
이란이 핵협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셰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 오랜 침묵을 깨고 핵협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협상과 동시에 제재가 풀려야 한다"며 미국과의 협상을 낙관한 적이 없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하메네이의 이런 주장은 미국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다. 미국은 점진적인 제재 해제를 선호한다. 미국은 이란이 약속대로 핵 감축을 이행하는지 확인한 후에 제재를 하나씩 풀어줄 방침이다. 미 에너지부는 이란 제재가 완전히 풀리려면 최종 협상 이후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양쪽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최종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수일 내로 핵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제유가, 이란 핵협상 우려에 '상승'
 
국제유가가 이란 핵협상 불확실성에 상승 마감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37센트(0.7%) 오른 배럴당 50.79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발언으로 핵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지자 유가가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최종 핵협상이 성사되고 이란의 제재가 풀리기 시작하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늘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핵협상에 차질이 생기면 이란 원유 공급 시점이 늦춰지는 것이므로 원유 공급량이 적어지고, 유가는 상승 탄력을 받는다. 이번 주 유가는 상승 마감했으나, 지난 2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유가는 100달러에서 50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미국 1분기 어닝시즌..불안한 시작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1분기 어닝시즌의 문이 열렸다. 첫 시작은 부진했다.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고 의료기기업체 앤지오다이내믹스도 예상에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가구업체 베드배쓰엔비욘드의 순이익은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 전망은 좋지 못하다. 팩트셋은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4.6% 줄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익이 위축된 데다 달러 강세로 수출 기업의 소득이 줄어든 탓이다. 실제로 저유가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업체들의 순이익은 1분기 동안 64% 급감한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금융(10.9%)과 헬스케어(9.1%), 소비재(7.3%) 기업의 순이익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
 
▶ECB 국채매입 순항중..'테이퍼링' 전망 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7일 ECB는 지난달 525억유로어치의 국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목표로 한 600억유로에 근접한 수준이다. ECB는 지난달 9일부터 약속대로 첫 양적완화(QE)를 실시하고 한 달 동안 그리스와 키프로스, 에스토니아 국채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 국채를 사들였다. ECB는 이런 자산매입을 오는 2016년 9월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총자산매입 규모는 1조1000억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면 ECB가 국채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사진=로이터통신)
 
▶그리스, IMF에 4억5000만유로 '상환'..급한 불 꺼
 
그리스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빌린 돈 4억5000만유로를 예정된 기한 안에 갚은 것이다. 이로써 그리스가 얼마간 연금이나 임금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급한 대로 단기 자금을 끌어쓸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12억유로 가량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를 생각하면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그리스는 오는 7월20일까지 ECB에 35억유로를, 8월20일까지 32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이 돈을 기일 내에 갚으려면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가 필요하다. 이 자금은 그리스가 구체적인 경제 개혁안을 내놓고 긴축을 이행해야 주어질 예정이다.
 
▶로열더치셸, BG그룹 인수.."천연가스 재고 확보"
 
글로벌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이 8일 영국 가스 업체 BG그룹을 470억파운드에 인수했다. 인수가는 지난 7일 BG 그룹의 주가 13.5달러에 50% 프리미엄을 얹어서 계산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액수로 보면 올들어 최고치다. 에너지 업계 기준으로는 근 10년래 최고 규모의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셸은 BG 그룹을 매입하면 천연가스 재고가 늘어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같은 오일 메이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 간의 M&A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광산 업계도 침체돼 M&A를 계기로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위스 원자재 업체 글렌코어와 리오틴토는 M&A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
 
▶아시아 증시 '랠리'..중국 증시 7년 만에 4000선 '돌파'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중 4000선을 돌파했다. 중국 증시가 4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3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경기 부양책이 주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정책을 둘러싼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홍콩증시도 9일까지 엿새째 랠리를 이어가며 7년 만에 처음으로 2만7000포인트를 경신했다. 일본 증시도 질세라 상승 폭을 확대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10일 오전에 2만6.00을 기록했다. 200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만선을 넘어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기조에 힘입은 상승세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의 코스피도 1% 넘게 상승하며 작년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80선을 돌파했다.
 
◇중국 증시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일본 BOJ, 통화정책 유지..10월 추가 부양 전망
 
일본은행(BOJ)이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10%로 동결했다. 본원 통화 공급을 연간 80조엔 확대하는 종전의 통화정책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결과다. BOJ는 지난 2013년 4월 '양적·질적완화(QQE)'를 발표하고 10월 말에 이를 한 차례 더 확대한 바 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를 털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낮은 수준인 데다 경기 둔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월에 추가 완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CPI, 두 달째 1%대..추가부양 기대
 
중국의 3월 물가상승률이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이어가 추가 부양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1.3%를 웃돈 것이다. 중국 CPI는 지난 1월 0.8%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으로 1%대를 상회하고 있다. 물가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4.6% 하락해 저물가 우려를 키웠다. 중국 물가 수준이 저조한 이유로는 저유가, 부동산 경기 둔화, 소비를 꺼리는 국민들의 경향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중국은 목표로 한 성장률에 이르지 못할 수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년래 최저치인 7%로 설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추가할 수 있다고 점쳤다.
 
윤석진 국제팀 기자
 
 
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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