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12년을 끌어온 이란 핵협상이 드디어 타결됐다. 이로써 전 세계는 핵 개발 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란은 경제 제재의 굴례를 벗겨낼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오는 6월 말 최종 협상만 성사되면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한 층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은 유가 시장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재 풀린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 원유 재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치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차 총선에서 패배해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반대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해 차기 대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6월 기준금리 인상론 솔솔..버핏은 '반대'
미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조기 금리 인상을 줄줄이 주장하면서 6월 금리 인상론에 탄력이 붙었다. 1분기 들어 경제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란 점에서다. 데니스 록하트 연은 총재는 6월에서 9월 사이를 금리 인상 시점으로 잡았다. 그는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란 양대 악재도 미국 성장세를 가로막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제프리 래커 연은 총재는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콕 집어 6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용시장과 소비심리, 임금 수준이 일제히 개선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반면,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내가 연방준비제도(Fed)에 있다면 많은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시사했다.
▶글로벌 M&A 붐..의료 부문 '왕성'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인수합병(M&A) 붐이 일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 1분기 M&A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8110억달러(약 900조원)에 육박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조와 미국 경제 회복세가 맞물려 기업이 투자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M&A 횟수는 8669건으로 전년의 9072건에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굵직굵직한 거래가 많았다는 뜻이다. M&A가 가장 왕성하게 일어났던 분야는 의료 부문으로 전체 M&A의 11.7%를 차지했다. 부동산(11.5%)과 통신(11.1%)이 그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3990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는 53% 증가한 1940억달러를, 유럽은 4% 감소한 1680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원심분리기 절반 줄이기로
이란 핵협상이 드디어 타결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지난 2일 마라톤 회의를 통해 이란 내 핵 시설을 제한하기로 했다. 협상 기일을 이틀이나 넘겼지만,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루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협정문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쓰이는 나탄즈 지역 원심분리기를 10년 동안 5060개만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1만 여개의 원심분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울러 이란은 향후 15년간 우라늄 농축 정도를 3.67%로 제한하고 보유 중인 20% 농축 우라늄 재고는 차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15년간 보유 중인 저농도 우라늄 1000킬로그램을 300킬로그램까지 감축한다는 계획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일련의 핵 감축 조치를 시행하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핵 감축이 진행되는 동안 국제사회의 제재는 유지된다.
◇이란과 주요 6개국 핵협상 대표들 (사진=로이터통신)
▶국제유가, 이란 핵협상 소식에 '오르락 내리락'
국제유가가 이란 핵협상 소식에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2% 내린 배럴당 49.14달러로 마감했다. 이란이 조만간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핵 능력을 줄이는 대가로 각종 제재가 해제되면 막혔던 원유 수출길이 열려 원유 공급량이 증가할 수 있다. 지난 1일만 해도 유가는 핵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에 5.2% 뛰었다. 미국의 지난달 마지막 주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이란 핵협상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전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그 이후엔 공급 증가 전망에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7개월 간 국제 유가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유럽
▶ECB 부양효과 의견 양분..실물경제 동력 될까?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하는 양적완화를 놓고 의견이 양분됐다. ECB 양적완화 긍정론자들은 부양 효과로 조만간 실물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본다. 이런 예상에 맞게 ECB는 2일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공개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촉진시켰던 저물가 현상도 내년부터 누그러질 조짐이다. ECB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다 내년과 내후년에 1.5%, 1.8%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가 2년 안에 목표치인 2%에 근접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ECB 정책 위원은 "통화완화 정책이 오는 2017년까지 유로존 성장세를 뒷받침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갑자기 상승하거나 세계 무역 거래량이 늘지 않으면 경제 성장세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중동, 잇딴 교전으로 '몸살'..사망 소식 이어져
중동이 잇딴 교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동 각국들은 정치·종교적 지향점이 다른 집단과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후티 반군이 예멘 땅에서 수주째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사우디가 공습을 단행한 여파로 민간인을 비롯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많은 가옥이 파괴됐다. 국제연합(유엔)에 따르면 지난 25~29일 사이 벌어진 교전으로 182명이 사망했고 7500여명이 난민이 됐다. 이라크 티크리트에서도 교전이 지속됐다. 이라크 정부군이 3만여명의 군병력을 동원해 이슬람국가(IS)를 티크리트 거점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은 여전히 IS의 수중에 있다.
▶올랑드 지방선거 패배..경제 전망도 '암울'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이 2차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29일에 치러진 2차 지방선거 결과, 사회당은 25.5%의 득표율을 기록해 37.6%를 얻은 대중운동연합(UMP)에 1위 자리를 내줬다. UMP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제1야당이다. 사르코지가 이번 선거 승리로 차기 대선의 기반을 다졌다면, 올랑드는 벌써부터 레임덕에 빠지게 생겼다. 올랑드가 이 지경이 된 이유는 좌파 진영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법인세 삭감·공공지출 감축을 축으로 한 친기업 정책이 본격화하자, 사회당 지지자들과 내부 의원들은 올랑드에 등을 돌렸다. 이런 흐름을 끊기 위해선 프랑스 실물 경제가 살아나야 하는데, 그마저도 녹녹치 않다. 프랑스 통계청 앙세(INSEE)는 유가와 유로 가치가 내리긴 했지만, 기업 투자가 저조해 올해에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그리스 디폴트 위기 코앞..드라크마 준비하는 중앙은행
그리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를 지급하지 않아서 수일 내로 국고가 텅 빌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무 상환일에 맞춰 꾼 돈을 갚기도 어렵게 됐다. 그리스는 오는 9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5800만유로를 갚아야 한다. 이 돈을 지불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에 그리스 은행권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드라크마를 찍어낼 준비를 끝마쳤다. 유로화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옛 통화인 드라크마라도 찍어내서 공무원 임금과 연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그리스 정부가 1주일 안에 파산할 것이란 전망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 재정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오는 8일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아시아
▶AIIB창립회원국 신청 국가 52개로 늘어..서방국 대거 '참여'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세를 확대하고 있다. 3일 기준 창립회원국 신청에 참가한 국가 수만 52개에 이르고, AIIB 창립회원국 지휘를 얻은 국가는 33개국이다. 다른 신청국은 오는 15일께 최종적으로 창립회원국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해 말 21개국으로 시작된 AIIB는 이제 미국도 견제할 만큼 무서운 속도로 규모를 확대하는 중이다.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국과 독일 등 서방국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창립 회원국 지위를 획득했다.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오 요르단도 창립국 대열에 합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마련된 AIIB는 1000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해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IB 활동이 본격화되면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은 AIIB에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다.
▶중국 제조업 '반등'..추가 부양 목소리는 여전
중국 제조업 경기가 호전돼 경기 둔화 우려감이 한층 완화됐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직전월의 49.9와 사전 전망치 49.7을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2월 이후 최고치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중국 정부가 단행한 부양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기조 또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경기와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고 성장률을 높이려면 추가 부양책이 동원돼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고자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안에 정책금리를 0.5%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제조업 PMI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윤석진 국제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