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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들의 삶 가까이에 있다. 옛 선사들의 선문답도 생활 속에서 만나는 깨달음의 순간에 대한 것들이었다.
이 책은 명쾌하고 간단하게 인생사를 해결하는 방법을 2600여년 불교 역사 속에 있는 스승들의 경험에서부터 현재 우리들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살펴보고 있다.
법륜스님은 특히 옛 선사들이 깨달음의 순간을 정말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인지, 찾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근본을 짚어 보고자 한다. 수행도량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내 삶터가 그대로 수행도량이 되고 나에게 순간순간 일어나는 모든 시비분별심이 수행과제라면서 말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를 아는가', '자기를 돌아보라'에서는 자기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아상'에서 탈피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수행의 힘을 키워라', '삶 속에서 공부하라', '탑 앞의 소나무가 되어라'에서 선사들의 생활담을 바탕으로 한 지혜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끝으로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삶에 유용하게 만들어라'에서 진정한 이해와 받아들임의 원리를 전해준다.
▶전문성 : 남악회양, 원효대사 등에게서 전해지는 경험담과 <화엄경>, <보왕삼매론> 등이 담고 있는 가르침을 법륜스님의 깨달음과 연계해 알기 쉽게 소개했다.
▶대중성 : "지금, 여기, 왜" 이 세가지에 늘 깨어 있으면 삶에 후회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후회없는 삶을 꿈꾸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
▶참신성 : 삶의 지혜를 찾는 방법을 불교라는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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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법륜스님의 메시지는 '누가 그러던대요'에서 벗어나라는 데서 시작한다.
"주위에서 다 유치원 다니고 초등학교 다니니까 당연하다는 듯 자기도 따라가고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도 그렇게 따라가고 결혼까지도 남들 가는대로 따라서 삽니다. (중략) 이렇게 인생을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의해 살아지고 있기 때문에 인생이 꿈처럼 허망하고 뒤죽박죽인 것입니다.
법륜은 불교의 가르침인 선(禪) 역시 형식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본질을 꿰뚫으려는 노력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좌선해서 성불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번뇌를 해결하기 위한 수행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만 죽을 때까지 수행해서 죽기 전에야 깨닫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치를 깨닫고 나머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가 , 삶 속에서 공부하라
우리는 스스로 모순인 경우가 많다. 법륜스님은 그런 모순을 알지 못하는 것이 '무지'며 자기에 대해 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기 생각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상하게 괴롭고 마음에 근심, 걱정, 초조, 불안, 미움, 원망이 떠나지 않는 것 또한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고치기는 커녕 알지도 못하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 '자기'에 갇혀있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스님은 흔히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도 결국엔 자기 생각 속에 갇혀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했다.
이런 자신을 알아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법륜은 수행의 힘을 키우고 삶 속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멀리 있는 것이 깨달음이 아니라 마음이 일어나는 곳마다 있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뜻에서다. 법륜은 특히 신라 귀족 출신의 원효대사에게서 많은 지혜를 엿볼 수 있다며 그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원효대사는 전쟁에서 절친한 벗이 전사하자 친구의 무덤가에서 '내 반드시 너의 원수를 갚아주리라'고 다짐하다 '패자가 있으니 승자가 있는 법'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불문으로 출가했다고 한다.
부귀영화만을 쫒는 세속적 삶을 <화엄경>에서 '사법계'라 하는데 원효가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보는 순간 사법계에서 이법계, 즉 진리의 세계로 옮겨갔다는 해석이다. 그러다가 무덤에서 해골바가지 물을 마시고 이사(理事)가 둘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그 경계를 뛰어넘어 현상 속에 걸림이 없는 현상이 그대로 실상임을 깨치게 된다.
이러한 원효대사의 깨달음 이야기는 '삶 속에서 공부하라' 편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삶에 유용하게 만들어라
'아상' 즉, 자기를 중심에 놓고 자기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위험하다는 주의는 책 후반부에서도 계속된다.
스님은 '진정한 이해'에 대한 대목에서 한 면만 보니까 '내가 살려면 네가 죽어야지.' 하지만 두 면을 같이 보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 열린다고 이야기한다.
"저도 한 때는 제가 가진 생각은 숭고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그 사람들의 그런 낭만을 좋게 생각하는 것이나 제가 부처님 법문만 들을 수 있으면 지옥에 가더라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나 다 똑같았습니다."
스님은 오래 전 끔찍했던 고문 경험담에서 얻은 지혜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죽음의 고통 속에서 어린시절 무심코 죽였던 개구리가 두려움에 떠는 형상을 마주한 법륜은 그 순간 '살생하지 마라'는 계율에 품었던 의문을 온전히 떨칠 수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이 때 고문을 피해가자는 생각에서 고문같은 것은 없어져야 한다는 깨달음, 즉 '정토 건설'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고문을 당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 짧은 시간에라도 깨친 끝에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 또는 다행한 일이 될 수 있었다. 스님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은 일이지만 일어났다고 해서 꼭 손해본 것만은 아니라고 다독인다.
■책 속 밑줄 긋기
"일어나는 모든 일은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일일 뿐이에요.
그것을 어떻게 자기의 삶에 유용하도록 만들어내느냐는
오직 본인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늙었을 때만 깨칠 수 있는,
병이 났을 때만 깨칠 수 있는,
배신당했을 때만 깨칠 수 있는 도리가 있습니다.
원효도 해골바가지 물을 마셨다가 토했을 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아상에 사로잡히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항상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거기서 깨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고집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연관 책 추천
<깨달음> <금강경 강의> 법륜스님 지음
■별점 ★★★★☆
김보선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