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재가동 결정이 연기됐다.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시간 가까이 회의를 열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문제를 논의했으나 노후원전의 안전성을 놓고 위원들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노후원전 재가동 논란이 계속되면서 올 상반기에 나올 7차 전력수급계획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 허가안 연기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정부는 이번에 월성 1호기 재가동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고리 1호기 추가연장을 고려한 7차 전력수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는 애초 7차 전력수급계획을 지난해까지 세워야 했지만 노후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증설, 전력수요 전망 등의 복잡한 셈법을 풀지 못해 원래 일정보다 6개월 연기했다. 가뜩이나 마음이 바쁜 정부로서는 의외의 돌부리를 만나 넘어진 셈이다.
정부가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는 또 있다.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재가동 결정 연기는 최근 강원도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의 반핵 바람, 부산시의 고리 1호기 폐쇄 요구 등과 맞물려 고리 1호기 추가연장과 다른 노후원전의 계속운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일 원안위 회의가 열리던 날 경북 경주시 월성군 주민들이 월성 1호기 폐쇄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고, 국회에서는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스트레스 테스트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특히 7차 전력수급계획 계획기간(2014년~2029년) 동안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은 고리·월성 1호기를 빼고도 10기.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7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운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원안위의 결정은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자료=한국수력원자력)
더구나 정부가 지난해 만든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보면 오는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9%로 유지할 방침인데, 새 원전 건설계획을 배제하고 현재까지 건설이 계획된 원전만 짓는다고 가정했을 때 29%의 원전 비중을 지키려면 노후원전을 재가동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런데 고리·월성 1호기 재가동 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원전 계획이 빠지게 되면 국가 에너지정책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물론 노후원전 재가동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커 월성 1호기 재가동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이에 7차 전력수급계획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원안위가 바로 다음주에 전체회의를 또 열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안을 재심사할 계획인 데다 월성 1호기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자료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스트레스 테스트 보고서가 쓰이고 있어서다.
☞7차 전력수급계획=지난해 수립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세워지는 전력정책으로 2014년부터 2029년까지의 중장기 전력수급 계획을 담는다. 장기 전력수요전망과 노후원전 수명연장, 신규 원전 건설, 송전선망 확보, 발전소 관련 주민 수용성 향상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