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김성근(72) 한화 이글스 감독은 항상 최고와 최선을 생각했다. 이를 위해 야구 이외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야구 외 분야 책을 읽는 행동도 선수들의 정신교육을 목적으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최고와 최선을 생각하고 올시즌 팀 목표를 '우승'이라고 말했던 김 감독도 수년동안 최하위 성적을 지켜오던 한화란 팀의 구상과 약점의 개조는 쉽지 않았다. 한화의 최근 몇 년간 성적을 분야별로 정리한 데이터를 접하곤 며칠동안 고민이 없을 수 없던 것이다.
결국 장시간 김 감독의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결과에 대해 의식해 팀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미래를 보는 준비"다. 팬들의 기대에 쉽게 끌려다니지 않고 '현재의 있는 그대로' 야구를 하겠단 것이다.
김 감독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팀의 1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고치로 출국했다. 선수나 코치 없이 혼자 떠나는 일정이다.
이미 한화 선수단 1진은 이른 아침 출국해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전지훈련을 떠난 팀이 됐다. 김태균와 정근우를 비롯한 2진은 16일 아침 출국하며, 오키나와에서 재활훈련 중인 선수들은 현지 합류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의 구성 인원은 선수단만 살펴도 81명. 선수가 58명이며 코칭스태프도 23명으로 상당히 많다. 김 감독의 고뇌 그리고 팀 운용에 대한 걱정이 보이는 규모다. 한화는 고치에서 2월14일까지 머물며, 오키나와에 2월15일 너머가 3월3일까지 훈련에 임한다.
다음은 출국 전 만난 김성근 감독과의 일문일답.
◇"휴식기로 흐름 끊겼는데 이제 연습할 수 있어서 기뻐"
-이제 전지훈련을 한다. 소감은.
▲이제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이 가장 기쁘다(웃음).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생각이 왔다 갔다 했다. 기록 속에서 팀의 방향을 짰다. '내실을 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작년 가을에는 팀을 만들어야 할 시기였다. 그리고 원래는 그 연장선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해야만 했다. 그런데 (휴식기로) 흐름이 끊겼다. 그렇기에 새로운 시작이다. 양보다는 질이라고 생각한다.
-'지옥훈련'이라는 말도 들린다.
▲대다수 사람들은 지옥훈련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천국훈련'이다. 연습에 지옥이란 없으며 극한 상황으로 가야 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번 캠프 때는 내가 죽지 않겠나(웃음).
-훈련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려고 하나.
▲일단 수비다. 지난해 병살타가 127개나 되더라. 기동력과 팀배팅을 중점으로 연습해야 하지 않나 싶다. 또한 투수의 보강이 되긴 했지만 삼진을 잡는 선수는 아니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작년 가을에도 이야기했지만 선수들 전체가 우승이라는 하나의 방향에 일치됐으면 한다.
-이번에도 펑고를 직접 칠 건가.
▲지난 마무리 훈련 때는 야수 훈련에 더욱 집중했다면, 이번 캠프에는 투수들을 중점으로 보려 한다. 물론 펑고는 친다.
◇"부상자는 재활 다 되는 때까지는 고치 보내지 말라"
-코칭스태프들이 많이 간다.
▲2·3군 코치들을 데려간다. 2·3군 코치들도 1군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1진은 이달 말 들어간다. 연습량이 많고 야구장을 두 개 쓰는 바람에 코치들이 많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나.
▲작년 가을 연습할 때는 모든 멤버들이 모인 적이 없었다. 이 팀이 어떤 팀인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모을 수 있는 여건부터 생각하는 것이 1차적이었고 팀을 만들어가는 것은 2차적인 문제였다.
-팀에 부상자가 많다.
▲오키나와 재활조는 늦더라도 깐깐하게 하라고 했다. 재활이 다 되기 전에는 보내지 말라고 했다. 야수 3명과 투수 6~7명이 있는데 이들이 빠져도 전술 적용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구상 중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은.
▲부상자 회복이 최대 고민이었다. 그리고 45일 동안 컨디션 조절도 고민했다. 덕분에 캠프 스케줄을 몇 번이나 바꿨다. 회복될 줄 알았던 선수가 회복 안 됐고 괜찮다고 생각한 선수는 나빠졌다. 그래서 이번 캠프 준비가 (감독생활 중) 제일 우왕좌왕했다. 책상 앞에 앉아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기록을 볼 때마다 놀랐다. 그런데 엊그제 밤에 하나의 답이 나왔다. '사람들의 (호성적) 기대에 끌려다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야구를 하자'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결과를 먼저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변화된 것은 적응하면 된다"
-올해는 10개 구단 체제와 144경기 일정은 물론 스트라이크존 등의 변수가 매우 많다.
▲적응해 나가면 되는 문제라고 본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지지만 어차피 심판은 각자의 스트라이크존이 있다. 144경기는 얼마나 부상자 없이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엔트리가 26인에서 27인으로 확대됐다.
▲(전혀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며 취재진에게 질문해 파악했다) 우리는 선수가 없어 불리할 수도 있다(웃음). 144경기, 27인 엔트리 체제지만 결국 체력의 문제라고 본다.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본다. 소식을 들었으니 비행기 안에서 생각해 보겠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실점도 많지만 득점력도 떨어졌다. 득점권 타율과 대타 확률도 낮고 병살타 등도 많았다. 나쁜 것은 한화가 전부 1위였다. 그래서 이번엔 연습 메뉴에 팀배팅 시간을 40~50분 정도 짜놨다. SK 감독 시절에는 따로 하지 않았다. SK에서는 홍백전을 통해 연습을 했지만 이번에는 홍백전을 한 뒤 팀배팅 훈련을 별도로 할 것이다.
◇"요코하마 구단에 알아보니 모건은 착하다고 하더라"
-외국인 선수들에게 어떠한 기대를 하고 있는가.
▲우리 팀의 최약점이 외야 수비였다. 나이저 모건이 타격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수비는 좋다. 중견수를 한다면 양 사이드(좌익수·우익수)가 편해질 수 있다.
-모건은 미국에선 악동과 기행으로 꽤 알려졌다.
▲만약 난동을 부리면 바로 (집으로) 보내겠다. (모건이 전에 속했던) 요코하마에 미리 알아봤는데 착하다고 하더라.
-오늘은 어떤 훈련을 할 것인가.
▲오늘은 워밍업과 배팅 훈련을 시킬 예정이다. 매일 오전 8시 30분 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훈련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1,2군도 육성이 필요하다. 이 팀에 와서 보니 위와 밑의 격차가 너무 크다. 밑의 선수들을 위로 올려두지 않을 경우 한화는 팀의 미래가 없다. 트레이닝 파트에도 미스(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의 체력이 약하고 몸이 부드럽지 않고 딱딱했다. 체조하는데 70대 노인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