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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글쟁이들의 '영업비밀'
<글쓰기의 힘> 장동석 외 지음 | 북바이북 펴냄
입력 : 2015-01-11 오후 12:20:20
 <글쓰기의 힘>은 글 쓰고 싶은 사람이 곁에 두고 이따금 읽으면 좋을 책이다. 국내 대표적 글쟁이 22명이 소설과 칼럼, 여행기, 서평, 영화 리뷰, 보도자료, 방송원고, 사회·과학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 비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르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은 "글쓰기에 대한 책에는 대개 헛소리가 가득하다"고 했다. 이 책에도 다소 맥 빠지는 대목이 보인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사람한테 못 당한다." 이런 이야기는 귀가 알아서 닫을 정도로 자주 듣던 말 아닌가? 또 '나는 글을 못 쓰는 사람이었으나 좀 쓰게 됐다'며 자기소개와 발전 과정을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도 있다.
 
하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식의 '뻔한' 조언이 글쓰기의 기본을 강조하는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저자들의 핵심 노하우는 그래서 비슷하지만, 구체적 방법론은 다르다.
 
저자들은 저마다 다른 '구체적 영업 비밀'을 소개한다. 책을 모조리 읽은 뒤에는 아무도 모르게 따라 해보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어디서 잘 말해주지 않는 글쓰기 조언을 백화점식으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펴면 되겠다.
 
▶전문성 : 고재열 시사인(IN) 문화팀장, 이덕일 한가람문화연구소장, 이현우 서평가, 장동석 출판 평론가, 지승호 인터뷰 전문작가 등 글쟁이 22명의 전문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대중성 : 대중성을 지나치게 추구한 탓에 책 한 권에 과도하게 많은 분야의 글쓰기 비법이 담겼다. 이 때문에 "좀 더 깊게 써주지"라고 탄식하게 하는 글이 많다.
 
▶참신성 : 지난 2005년 출간된 초판에 소셜미디어 글쓰기, 인터뷰, 영화 리뷰, 서평, 여행 글쓰기 등에 관한 글을 추가하고 10년 간의 변화를 반영해 참신성을 더했다.
 
■요약
 
글, 왜 쓰는가
 
글쓰기에 관심을 갖는 시대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이제 출판의 흔한 장르 중 하나가 됐다. 글쓰기 강좌에도 사람이 제법 모인다. 인터넷 공간이 열리면서 글쓰기 공간이 늘어난 탓만은 아니다. 자기만의 콘텐츠와 스토리를 가져야 험난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일어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나는 왜 쓰는가>(한겨레출판)에서 썼듯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순전한 이기심' 때문에 글을 쓴다. 글을 써서 내 삶은 물론 세상을 바꿔보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쓰기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정래 작가가 "진정한 작가는 그 어느 시대, 그 어떤 정권하고도 불화할 수 밖에 없다"며 "진보성을 띤 정치세력이 배태하는 오류까지도 직시하고 밝혀내야 한다"고 한 것처럼.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지라도 독자가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인 글쓰기가 된다.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학고재)나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그랬다. 모든 책을 해석하는 권한은 독자에게 있다.
 
평생 교육과 지식의 필요성이 대두된 우리 시대에 공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다. 교양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조사하고 문서를 작성할 때 글쓰기의 힘이 필요하지 않은가. 집필의 필요성이 연구를 자극하는 경우를 봐도 그렇다. 또한 글쓰기는 더 이상 소수의 몫이 아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대중적 친화력을 가져야 하는 시대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도 글쓰기다. 전문성은 대중적 친화력을 갖춘 글쓰기를 통해야 소통할 수 있고 사회적 발언력도 얻을 수 있다.
 
글쓰기를 하면 치유도 경험할 수 있다. 작가의 경우 모험담을 만들어내어 그 기억을 정복하고 자기 통제 아래 놓을 수 있다. 다만, 집 앞에 남의 쓰레기가 있을 때 "지옥에나 가라"고 쓸 때나 '악플'을 남기는 글쓰기는 감정을 발산할 뿐 치유적 효과는 없다. 정리하면 글쓰기는 살아남고 이겨내고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하다. (장동석 기획회의 편집주간,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 교수 등)
 
소셜미디어 글쓰기
 
저널리즘 글쓰기가 이해와 설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블로그 글쓰기는 공감과 교감을 목적으로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글보다는 주관적이고 취향적인 글이 소구한다는 얘기다. 어떻게 다루느냐 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을 다루느냐다.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의성 있는 글을 신속하게 써야 한다. 제목은 사실 관계를 기술한 게 통한다.
 
트위터 글쓰기를 통해서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사안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으로 옮기도록 이끌도록 했다. 또 하나마나 한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생각한 것을 선명하게 말해주는 것, 내 생각을 정리해주는 것,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해준 것,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해준 것,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 등을 소개했다.
 
블로그가 성을 쌓는 곳이고, 트위터는 길을 내는 곳이었다면, 페이스북 글쓰기는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길을 내는 곳이었다. 페이스북을 메인으로 하고 트위터로 연동하니 무게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살짝 비틀기'를 하면 독자들이 여유를 가지고 글을 읽을 수 있다. 가령 이런 식. "나는 변희재에게 졌다. 나는 변희재와 바둑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변희재는 나와 알까기를 하고 있었다."(고재열 시사인 문화팀장)
 
글쓰기를 방해하는 열 가지 잘못된 생각
 
1.글쓰기는 며칠, 아니 몇 주나 몇달만 공부하면 된다. - 아니다.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 2. 지침서만 보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글쓰기다. 3.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만 알면 글을 쓸 수 있다. - 아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써봐야 한다. 4. 명문은 일필취지에서 나온다. - 아니다. 좋은 글이란 영감에 의존할 수 있는 독창적인 수사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구조도 지녀야 한다. 5. 이미 쓴 것은 수정할 필요 없다. - 아니다.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작가라고 칭송받는 보르헤스는 "결정본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한다. 대작은 끊임없는 자기 비판과 수정을 통해 탄생되는 것이다. 6. 이번에는 실수했으니 다음에는 더 나은 글이 나올 것이다. - 아니다. 아무런 실수도 없다고 생각되는 글을 갖게 될 때에만,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게 된다. 7. 책읽기는 글쓰기와 무관하다. - 아니다. 저자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책을 읽어야 비로소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글쓰기에 응용하고 연습할 수 있다. 8. 글쓰기는 실제 생활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 아니다. 우리는 자기소개서는 물론 보고서, 편지, 이메일 , 제안서 등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글을 쓰게 된다. 9.글 잘 쓰는 법을 배우기에 이제는 너무 늦다. - 아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10. 글쓰기 강좌에 등록해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 그렇지 않다. 글쓰기 강좌에 등록하더라도 글쓰기를 반복해서 연습할 경우에만 도움이 된다.(송병선 울산대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
 
자료를 찾아 글쓰기에 활용하는 방법
 
자료 소장처를 발품을 팔아 찾아라. 뜻하지 않게 모이는 자료도 재활용하라. 자료 수집은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 집필은 가능하면 단기간에 마쳐라. 다른 사람이 먼저 쓰기 전에.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위원)
 
자기 발견을 위한 세 가지 글쓰기
 
삶의 변화를 모색하는 데 있어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자유연상법, 어떤 낱말이든 하나를 정해놓고 그 낱말에 뒤이어 떠오르는 것들을 말 잇기 놀이하듯 죽 써나가라. 가능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2. 모닝 페이지 쓰기, 자유연상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3쪽씩 생각을 적어나가라. 3. 꿈 일기 쓰기, 잠 깬 즉시 꿈을 잊어먹기 전에 써라.(이남희 소설가)
 
서평 쓰기
 
서평은 '읽고 싶게 하거나, 읽은 척하게 하거나, 안 읽어도 되게 하거나' 등을 목표로 한다. 특히 책이 놓여 있는 맥락을 짚어야 한다. 저자의 다른 대표작, 시의성, 책의 주제와 관련된 다른 책 등을 짚으면 된다.(이현우 서평가)
 
영화평 쓰기
 
영화라는 매체부터 먼저 이해하라. 영화 개론서, 영화의 역사, 영화 제작 방식 등을 익혀야 한다. 그래야 영화가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지 발견할 수 있다.(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
 
여행기 쓰기
 
여행 전 나 자신을 알라. 진정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 대상을 조사하고 학습한 뒤 여정에 동승할 대상을 선택하라. 사진과 영화, 음악, 문학도 좋다. 여행 중에는 관찰하고 기록하고 또 기록하라. 여행 후에는 여행할 때의 느낌을 유지해라. 그래야 소설을 쓰지 않는다. 실제 작성할 때는 다양한 수식어를 익히기, 구체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묘사하기, 은유와 연상의 묘미 살리기 등이 중요하다.(김영주 여행작가)
 
보도자료 작성법
 
기자의 시각에서 써라. 보도자료는 기자에게 '우리 회사가 이런 일을 했다'고 알리는 게 아니다. 기자가 독자에게 'A회사는 이런 곳'이라고 전하기 위한 자료다. 따라서 우리 회사가 아니라 A 회사라는 시각에서 해당 미디어의 성향과 기사 작성 원칙을 따르는 게 좋다.(이의용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다국적 기업용 자기소개서 쓰기
 
1. 시대 흐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2. 지원 회사를 연구하라. 3. 문화 차이를 인식하라.(최성애 HD가족클리닉 원장)
 
논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손철성 경북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터뷰
 
어린아이의 호기심과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 한 번에 하나씩.(지승호 인터뷰 작가)
 
방송작가용 글
 
말의 온도에 민감하라. 방송은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도달한다. 방송 내용이 유익한 정보와 재미, 감동까지 주면 좋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으로 인해 그 누구도 상처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이하영 OBS 작가)
 
평전
 
평전을 쓰려면 망원경처럼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과 현미경처럼 부분을 분해하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 평전의 대상이 될 정도의 인물은 시대적인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책 속 밑줄긋기
 
"나는 매일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산다. 그런데 그들의 학식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그의 사람됨을 알고 싶을 뿐."
- 몽테뉴
 
"다윈은 인간의 문화적 특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 세 가지로 술 빚기. 빵 굽기, 글쓰기를 들었다. 이 세 가지 활동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다름 아닌 발효와 숙성이다."
- 김용석 영산대 교양학부 교수
 
"오늘날은 문장으로 글을 쓴다기보다, 지식으로 글을 쓰는 시대라는 것을 인식해둘 필요가 있다. 물론 문장은 항상 중요하다. 하지만 지식의 유효기간이 긴 시대에는 같은 내용을 가지고도 어떻게 문장력을 발취해 설득력 있고 멋있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었던 데 비해, 지식의 생명이 짧은 시대에는 문장에 대한 관심 이상으로 어떤 지식을 신속하게 담느냐가 중요해진다."
- 김용석 영산대 교양학부 교수
 
"잔치에 흠뻑 빠지지 않은 사람만이 잔치를 기록할 수 있다."
- 이성복 시인
 
"자연스러운 문체를 볼 때 누구나 놀라고 마음이 끌린다. 왜 그러냐 하면 일개의 저작자를 보려 했다가 일개의 인간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 파스칼
 
"독자들을 '죽여주는' 재밌는 책들은 독특한 글쓰기 형식을 통해 지적, 정서적 해방감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것이 싫다'는 이야기를 독자들은 즐긴다. 글쓴이의 진솔한 고백을 들으면 독자들은 마치 그와 개인적으로 사귀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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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생활문화부 기자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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