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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순 변호사 "사시-변시 대립은 파멸..선거 악용 말아야"
"국민 신뢰 지하까지 추락..매우 위험한 상황"
입력 : 2014-12-30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로스쿨 출신이냐, 사법연수원 출신이냐를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변협의 국민 신뢰가 바닥인 시점에서 이는 파멸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 대립을 극히 일부 세력이지만 선거에 악용하고 있습니다."
 
차철순 변호사(63·사법연수원 5기)가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으로 양분된 변호사 업계의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애써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이런 민감한 문제를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이용하고 있는 현재의 변협 선거판 기류에 대해 통탄했다.
 
차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 서관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대구를 마지막으로 지방회 합동연설회는 모두 끝이 났고 최대 격전지이자 마지막 격전지인 서울회 합동연설회를 11일 앞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심한 듯 이같은 말을 쏟아낸 그의 눈빛에서 종국으로 치닫고 있는 변협 선거판에 대한 단면이 엿보였다.
 
차 변호사는 인터뷰 중 상당 부분을 할애해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간의 갈등과 반목을 우려했다. "이미 땅에 떨어져 이제는 지하까지 추락하고 있는 변호사와 변협의 국민 신뢰에 비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까지 진단했다.
 
◇대한변협 48대 협회장 후보 기호 4번 차철순 변호사가 지난 26일 서초동 선거 캠프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아버지는 사법시험 5기, 아들은 변호사시험 1기
 
이런 배경에는 그만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 차 변호사는 만 62세로 다른 후보들과 나이는 엇비슷하다. 그러나 사법연수원 5기로 후보 4명 중 가장 고참이다.
 
차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21세 때 1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역대 최연소는 아니더라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조기 합격자다.
 
가난했던 그는 고교 1학년 때부터 사법연수원 1년차까지 가정교사 생활을 하면서 학비를 벌었다. 그렇게 연수원을 수료한 뒤 청주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1999년 8월 인천지검 차장검사를 끝으로 20년 넘게 검사로 봉직했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는 사법연수원 교수를 역임했다. 사법연수원 23~25기들이 그의 제자다. 이력만 보면 사법시험 존치론자에 가깝다.
 
차 변호사의 아들도 변호사다. 그의 차남은 서울지역 대학에서 학부를 나와 1기로 서울에 있는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됐다. 현재는 서초동의 중견로펌에서 근무 중이다.
 
이같은 부분을 그가 사법시험 존치론을 주장할 수 없는 이유로도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중간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게 차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 역시도 "저는 어렵게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또 어렵게 공부했고 사법연수원 교수를 하면서 그들의 애환을 직접 봐왔고, 우리 자녀가 로스쿨에 합격하는 과정을 지켜봐서 로스쿨생들의 애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 변호사의 생각과는 달리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사법시험 출신으로서 아들이 나온 로스클 출신에게 치우치고 있다'는 네거티브 공격을 받는 빌미가 되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차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자신이 사법연수원과 로스쿨의 사정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갈등을 봉합하고 사회에 변호사들의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격자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대한변협 수석부협회장으로 일할 당시 변협회장 선거 직선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예를 소개했다.
 
◇갈등 봉합 시급..국민에 한 목소리 내야
 
"직선제가 통과될 때도 서울과 지방이 분리될 정도로 다퉜습니다. 직선제파는 국회에서 거의 결정났으니까 직선제 전제로 절차를 논의하자고 했고, 반대파들은 처음부터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법에 있어서는 원점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난상토론 등을 통해서 결국 합의를 이뤘습니다.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의 문제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갈등을 해결해서 국민들에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로서도 사법시험 존치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차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대해 회의적인 것은 아니다. 사법시험 자체도 의미가 크다"며 "지금은 국가정책으로 넘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다만,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로스쿨과 투트랙으로 변호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일부 후보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거 임용시험이었던 사법시험과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은 개념상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 후보들의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 병행 주장은) 두 시험의 성격 차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사법시험을 그대로 (판·검사)임용시험으로 하고 변호사시험 출신들은 판사, 검사를 안 시키겠느냐, 이런 개념조차도 없습니다. 국가 최고 시험인 판·검사의 일부를 뽑는 이 시험을 두 가지 트랙으로 가고 있는 자체가 시험의 성격 자체도 모호할 뿐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바로 사법시험을 중단했어야 합니다."
 
차 변호사는 사법시험 존치론을 주장하고 있는 후보들의 이른바 '사다리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른바 사다리론은 가진 것 없는 서민이 혼자 공부해서 변호사나 판·검사라는 직업 상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고시에 합격하는 케이스를 말하는 겁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고졸출신 사법시험 합격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기호 4번 차철순 후보의 공보물 사진(사진제공=차철순 후보 캠프)
 
◇로스쿨 감시 철저, 서민들 진출로 확보할 것
 
차 변호사는 현재 시행 중인 로스쿨제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본래 기능의 강화만으로도 돈 없는 서민들이 법조계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스쿨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전형이나 장학금 확보 등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시행 초기의 착오로, 문제의 근본은 로스쿨을 하겠다는 사학과 국가에서 약속을 안 지킨 것"이라며 "변협에 있는 로스쿨 평가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해 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과잉배출 문제에 대해 차 변호사는 전체 변호사 배출 수를 20%까지 줄여 해결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현재 변호사 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이에 대한 부작용이 청년변호사들을 비롯한 전체 변호사업계의 불황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시행 방안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연하게 몇 명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어느 후보는 1000명, 700명으로 줄인다고 하는데 로스쿨 정원은 국가가 정하는 것이고 국가가 배정해 준 것입니다. 그만한 투자를 해놓고 쉽게 줄여주겠습니까. 오히려 지금 선거의 핵심 포인트가 변호사수 줄이는 것인데 로스쿨 협의회는 (합격자를)늘려달라고 공문을 보내오는 실정입니다. 저는 터무니 없는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로서 가능한, 국민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변호사 시험 합격자수를 20% 이상 줄이겠습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의무연수 폐지 추진
 
그는 이와 함께 변호사 시험합격자들을 상대로 시행되고 있는 6개월간의 의무연수를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인 만큼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들을 상대로 연수교육을 한다는 것은 변호사 시험 합격자가 자격 미달이라는 것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차 변호사는 지적했다.
 
변호사 배출 수를 현재의 20%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그의 공약도 명실상부하게 자격이 되는 사람만 통과할 수 있도록 난이도 등을 조절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변호사업계의 고질적인 위기인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 차 변호사 이른바 '빅딜'론을 주창하며 정부와의 담판을 예고했다.
 
'빅딜론'은 앞의 법조인 배출 제한과 함께 '선진법률제도 구축',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법조인 배치' 등 세 과제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선진법률제도 구축'은 변호사는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변호사법 1조 2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차 변호사는 '선진법률제도 구축'을 실현하기 위해 변협의 사회적 감시 기능 강화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낭비 적발, 코스닥상장기업 등 기업 활동의 법적 지원 및 준법활동 강화 등을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이 같은 기능을 강화하고 확대하면 변호사와 변협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함은 물론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이 공약에는 관련 법령들에 대한 개정운동도 포함되어 있다.
 
◇"재외국민 보호는 '국격'의 문제"
 
'빅딜' 중 마지막 과제인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법조인 배치'는 차 변호사만의 독창적인 공약이다. 이른바 '국격'과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경제 10대 강국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해외에 나가면 누구의 보호도 못 받고 있습니다. 10대 강국답게 외국에 있는 동포들도 10대 강국 이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국격도 올라갑니다. 대한민국 사람은 건드려서는 안 되겠구나. 이런 활동을 변호사가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희망하는 변호사들을 우선해서 재외동포 거주 10만명 이상 지역에 1~4명씩 상주시켜 공익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제안으로, 변협에서 국가에 건의해서 준 외교관 신분을 주자는 게 골자다.
 
다만 차 변호사는 "크게는 바라지 않고 첫 스텝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발자국부터 떼고 보자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의 세부 추진방안에 대해서는 전국 법원에 수십개의 공간을 설치해 사무실 조차 없이 일하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지원하고, 청년변호사들에게는 회비나 기타 비용도 할인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공기업에 준법감시부서 설치 ▲모든 상장기업에 준법감시인 배치 ▲국회의원과 광역의회의원 보좌관 1명 변호사 채용 ▲소송대리 회사지배인 변호사 자격자로 제한 ▲상고심부터 변호사 강제주의 실현 등도 그의 주요 추진 공약이다.
 
◇유사직역 폐지 추진..로스쿨로 가야
 
차 변호사가 스스로 다른 후보들보다 강점으로 꼽고 있는 것은 직역수호 측면이다. 대한변협 수석부협회장 재직시 변호사직역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아 관련 헌법소송을 승소로 이끈 경험이 있다.
 
차 변호사는 "우리나라도 로스쿨 제도가 생겼으므로 변호사 업무영역을 하고 싶은 유사직역 자격자들은 로스쿨을 통해 자격증을 따면 될 것"이라며 "변호사 업무영역을 양보하라는 주장은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자격자들의 자격을 빼앗을 수는 없지만 더 배출할 필요는 없다"며 "입법활동을 통해 소송대리인은 변호사가 아니면 못하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유사직역의 자격시험 폐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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