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세르게이 브린,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이들은 20대 젊은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일군 벤처의 신화적 인물들이다. 이들 모두 시대의 변화를 한눈에 읽었다. 국내에서는 같은 20대에 벤처기업을 설립해 현재 국내 1위 게임업체로 올려놓은 '넥슨 신화'의 주인공 김정주 CEO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국내기업 130곳 가운데 벤처기업이 63곳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 창업은 생존 수단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돼 있음이 증명됐다. 고용창출과 투자 또한 여는 대기업 못지 않다.
위험요인이 큰 도박이라는 벤처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덜어지면서 국내에서도 20·30대 CEO를 만나기는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인물들이 점차 많아진 데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우호적으로 변했다.
여기, 20대에 일찌감치 인터넷서비스 분야에 뛰어들어 창업 12년차를 맞은 젊은 CEO가 있다. 90여명 남짓한 직원을 두고 있는 인터넷서비스 전문기업 위드웹의 심명섭 대표다.
지난 22일 서울 가산동 위드웹에서 만난 심명섭 대표(38·사진)는 "IT관련 벤처회사에서 전문성을 쌓아오다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로 창업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우연찮게 '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즐겨보는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이면 본방 사수를 위해 퇴근 후 곧장 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PC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영상을 보는 트렌드가 점차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위드웹이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위드웹은 N스크린서비스, 동영상플랫폼, 위치기반 지역정보플랫폼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서비스 전문기업이다. 플랫폼, 콘텐츠, 모바일 등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회사는 방송, 영상 시청에 대한 패턴 변화를 빠르게 인지, 지난 2011년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둔 N스크린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스크린은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SK플래닛(호핀), KT미디어허브(올레TV모바일), SK브로드밴드(Btv모바일), LG유플러스(U+HDTV), CJ헬로비전(티빙), 지상파콘텐츠연합플랫폼(푹) 등 대기업이 대부분을 지배하는 시장에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 대표는 지난 10년 간 쌓아온 노하우를 믿었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다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그였다.
대기업에 대항할 무기는 속도와 화질이었다. 방송이 끝난 시점부터 녹화해서 인코딩 이후 포털에 전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3분. 초고화질(Full-HD)로 영상을 제공한다.
다른 인터넷서비스 기업도 이와 같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했다. 문제는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망이다. 회사가 지난 10여년 동안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30여 개 매체와 쌓은 '신뢰'가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보호장치로 작용했다.
여기에 각종 콘텐츠 홍수 속에서 카테고리별로 영상을 구분하고, 상황에 맞게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더해 N스크린서비스 '엔탈'을 탄생시켰다.
"소비자가 불편해 하는 요소를 찾아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죠. 엔탈은 빠르게 변화되는 시장환경에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위기도 있었다. 창업에 뛰어든 지 6년째 되던 2007년, 웹하드서비스와 관련 저작권 침해 논란으로 당시 계열사를 일괄 매각해야만 했다.
이후 재창업으로 탄생한 회사가 지금의 위드웹이다. 같은 해 특허소송에 휘말리며 위기는 재연됐다. 하지만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3년간 어이진 특허분쟁 3건 모두 승소, 법무영역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다.
심 대표는 소통을 중요시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10여명의 직원이 대표실을 찾는다.
"매주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죠. 대화를 원하는 직원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요. 일보다 인생과 꿈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저부터가 꿈에 미쳐 있거든요."
위드인(위드웹 직원)이 되면 3년차 때의 목표가 적힌 액자가 각자 책상 앞에 놓인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다. 직원들과 함께 꿈을 펼쳐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직원 90여명의 대부분도 그와 같은 20·30대다. 젊은 분위기 역시 원활한 소통을 이끈 배경이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은 다섯 명 정도, 또래는 일곱, 여덟명 되고요. 비슷한 연령대이다보니 소통도 잘 이뤄지고 단합도 잘 됩니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올해 고용우수중소기업에 선정, 열정적인 회사 분위기는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났다.
2015년은 위드웹에게 중요한 한 해다. 주력사업인 N스크린서비스 '엔탈'을 내년 1월 공식적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이와 함께 엔탈을 필두로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 전 세계 기업인들에게 건강한 롤모델이 되고, 세상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삶을 전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의 답변은 짧지만 강하고도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다음은 심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창업한 계기는
▲27살에 처음 창업했다. 벤처회사의 임원(부사장)으로 있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려고 하던 때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로 창업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우연찮게 '내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창업한 이후 5년이 지나고 2008년 지금의 위드웹을 설립하게 됐다. 당시 32살이었다.
현재 위드웹을 비롯해 위드마케팅, 위드플랫폼 등 지사 2곳을 두고 있다. 위드웹은 N스크린서비스, 동영상플랫폼, 위치기반지역정보플랫폼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엔스크린서비스인 '엔탈'과 위치기반서비스인 '어기어때'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재 임직원은 90여명이다.
-벤처기업은 기술력 싸움인데, 위드웹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경쟁력은 물론 기술력이다. 방송을 녹화해서 인코딩 이후 전송까지의 기술이 독보적이다. 이 기술은 아직까지 방송국에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빨리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 기술로 해당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포털까지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분이다. 이와 함께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로드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보는 데 있어서도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3년 전부터 현재 주력사업인 엔탈서비스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했던 기술력이 상당한 자산이 되고 있다.
-올해 중기청으로 부터 고용우수상을 받았다. 배경은
▲상이 목적은 아니었다. 평가에 고용, 복리후생, 연구개발 투자 등 여러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의 성적을 가늠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에 도전했다.
-대표가 젊어서 그런지 회사 전체 분위기가 젊은 느낌이다
▲실제로 회사 입사한 직원들은 '가족적이다', '젊다', 소통이 잘 된다'고 회사 분위기를 평가한다. 실제로 직원들 나이대가 젊다. 20, 30대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소통도 잘 이뤄진다. '위드인(위드웹 직원)'이 되고 나면 3년차 때의 목표와 비전을 적을 수 있는 액자를 마련해준다. 이를 토대로 대표와 선임이 꿈을 구체화하는 방향을 짚어주고 조언해주기도 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미팅시간을 갖고, 일과 일상생활에 관한 이야기도 나눈다.
-앞으로 계획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엔탈서비스가 엔스크린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가 되길 바란다. 내년에 글로벌 진출 계획도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콘텐츠 수급 계약과 해외 마케팅에 대한 부분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멀리 내다봤을 때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 전세계 기업인들에게 건강한 롤모델이 되고, 세상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삶을 전달하는 게 목표다.